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빅3', 철강 이미지 벗고 미래먹거리 속도

이차전지소재·친환경 강재·철강 온라인 플랫폼 등 신사업 강화
포스코·현대제철, 온실가스 배출량 1억톤…업계,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 필요” 지적
신종모 기자 2022-05-19 10:15:32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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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빅3 제강사들은 글로벌 철강시황 호조에 따른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과 박판열연·컬러강판 등 저수익사업 조정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제강사들은 각각 리튬부터 양극재까지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강화, 모빌리티 소재·부품 등 친환경 강재 개발, 철강 온라인 판매 플랫폼 등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 선점…7대 사업 균형성장 가속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을 토대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설·인프라, 애그리바이오(Agri-Bio) 등 7대 사업분야간 균형성장을 가속화한다. 사업정체성 또한 철강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거듭나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고체전지용 소재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미래성장을 준비하며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또 전기차용 전고체전지 핵심소재인 고체전해질 공장을 착공하기도 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월 국내 최고 수준의 고체전해질 기술을 보유한 정관사와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68만톤까지 확대한다”며 “향후 전고체전지 시장성장 속도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말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상용화 공장을 착공했다.

이번에 착공한 염수 리튬 공장은 수산화리튬 연산 2만 5000톤 규모로 오는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투자비는 인프라 투자 및 운전자금 등을 포함해 약 8억 3000만달러(약 95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양극재는 리튬, 니켈, 망간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이들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는 곧 양극재 사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 본격화로 전 세계적으로 리튬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지난 2018년에 선제적으로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기술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포스코형 저탄소 제품 판매전략 등 추진전략을 구체화했다.

포스코는 오는 2030년까지 사업장 직접 감축 10%, 사회적 감축 10%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는 50%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앞서 포스코는 2050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 그린(Green) 철강기술 자문단’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향후 포스코는 저탄소 혁신 공정기술 개발과 친환경 연·원료 확보에 힘쓰고 그린철강 생산 체제로의 단계적 전환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친환경 미래교통수단 하이퍼루프(hyperloop) 튜브용 강재 ‘포스루프(PosLoop)355’를 네덜란드 하트(HARDT)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이퍼루프는 대형 진공튜브내 자기부상 캡슐을 시속 1000Km 이상 초고속으로 운행하는 미래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포스루프355는 포스코가 타타스틸 네덜란드와 협업해 개발한 하이퍼루프 튜브용 열연 강재다.

포스코는 오는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하트가 네덜란드 그로닝겐(Groningen)주 빈담(Veendam)시에 설치하는‘유럽 하이퍼루프 센터(Europe Hyperloop Center)’ 시험노선 450m 구간에 275톤을 공급하게 된다.

포스코가 개발한 포스루프355는 일반강 대비 진동 흡수능력이 1.7배 높고 내진성능 또한 우수해 하이퍼루프의 안정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진공열차 튜브용 특화 강재 제조 방법 등 구조 기술 관련 특허 9건을 출원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김대업 포스코 열연선재마케팅실장은 “친환경 미래교통수단 하이퍼루프 특화 강재를 양산하고 공급해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예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예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사진=현대제철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소재·부품 개발 추진

현대제철은 지난해 자동차용 고성능 초고장력강을 비롯해 LNG 시장 대응 극저온 강재, 700MPa급 고강도 내진철근 및 내진내화 H형강 개발했다. 올해도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미래산업 신기술, 고성능 신제품, 친환경기술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탄소중립 및 수소사회에 대응한 저탄소 신원료를 개발하고 미래 모빌리티 소재·부품 개발을 추진해 미래 지향 신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한 고성형 초고장력강, 고인성 핫스탬핑강 등 자동차용 강재 분야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부산물 재활용 등 생산기술 효율을 강화해 ‘그린팩토리’ 구현 등 산업 생태계 변화에 맞춰 기술 개발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도 친환경 제철소 구축을 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하반기 코크스 건식소화설비 총 3기와 3코크스 청정설비 착공을 준비 중”이라며 “친환경 설비 투자를 통해 3기가 모두 완공되는 2025년 이후에는 연간 50만톤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대기오염물질도 기존 설비 대비 약 60%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1.8기가파스칼(GPa) 프리미엄 핫스탬핑(Hot Stamping)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핫스탬핑은 고온으로 가열된 강판을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눌러 성형한 후 금형 내에서 담금질하듯 급랭해 강도를 향상하는 기술이다. 복잡한 형태의 차체를 얇은 두께로 강하게 만들 수 있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을 가볍게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했으며, 부품 제작시 약 1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현재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과 신형 G90에 신규 강종을 공급 중이다.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초도 공급을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14.5만장을 공급한다. 이는 전기차 약 3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래 친환경차의 핵심인 핫스탬핑을 활용한 부품 개발 및 적용을 지속해서 확대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 소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철강 체제 전환…미래 철강 시장 주도

동국제강은 ‘스틸포그린(Steel for Green)’을 전략으로 친환경 철강 체제 전환을 선도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탄소배출량 절감에 탁월한 ‘전기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회사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시대에 적합한 강점을 내세워 전기로 기술 고도화, 친환경 컬러강판 생산공정 구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 미래 철강 시장을 주도할 방침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무용제형 컬러강판 ‘럭스틸 BM유니글라스(Luxteel Biomass Uniglass)’를 개발했다.

컬러강판 도료는 수지, 용제, 안료 등으로 구성되며 그중 용제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용제(solvent)는 석유계 원료로 도료의 점성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고 컬러강판 제조시 가열 건조되며 이산화탄소 등을 발생한다.

동국제강은 휘발성 용제가 아예 없는 바이오매스 도료를 컬러강판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용제가 필요 없는 수지를 만드는 것이 친환경 핵심 기술이다.

동국제강은 무용제 컬러강판 기술에 자외선(UV) 경화 기술을 더해 기존 컬러강판 공법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이상 줄였다. UV 경화 방식은 동국제강이 지난해 신설한 컬러강판 생산라인 ‘S1CCL’에 도입된 친환경 제조 공정으로 액화천연가스(LNG)가열 공정을 대체한다.

동시에 친환경 컬러강판 제품 확산을 위한 연구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울러 제품 용도에 따른 물성 테스트를 거쳐 충격과 구부림에서의 안정성을 검증하고 특수 표면 처리 방식으로 거울과 같은 선영도를 구현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앞으로 컬러강판 시장은 ‘친환경’이 중점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저탄소 공정 및 제품 연구로 친환경 컬러강판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동국제강은 지난 4월 코일철근 ‘디코일(DKOIL)’을 국내 철강업체 최초로 철강 온라인 판매 플랫폼 스틸샵에서 판매한다. 디코일은 동국제강이 만든 코일철근 브랜드이며, 스틸샵은 동국제강이 지난해 5월 론칭한 철강 비대면 온라인 판매 플랫폼이다.

코일철근의 온라인 플랫폼 판매는 국내 철강 제조업체 중 동국제강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스틸샵에서 처음으로 철근을 전자상거래로 선보이며 봉형강 제품의 비대면 마케팅을 선도하기 시작한 이후 판매 제품군을 확대하는 조치다.

스틸샵을 통해 국내 상용화된 모든 규격의 코일철근 제품과 표준 치수 외 제품도 주문이 가능하다. 아울러 ‘내진용 디코일’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동국제강은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기존 고객사와 안정적 공급망은 유지하고 온라인 판매 채널 개설로 코일철근 시장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단순 매출 증진보다는 다양한 품목 및 판매 방향 구축으로 철강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이 지난 2020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라며 “이들 철강사가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은 1억톤에 달하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 탄소흡수량에 두 배가 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래 먹거리 투자에 앞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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