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사상 첫 2000원 돌파..."2주내 경유값 내려간다"

박지성 기자 2022-05-25 15:10:52
서울시내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으며 사상 처음으로 L(리터)당 2000원 선을 돌파로 인해 운송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정책을 내놓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전날보다 2.55원 오른 L당 2000.93원으로 집계되며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돌파했다.

올해 경유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 1월 7일 최저점인 1349.13원에서 두 달 만인 3월 3일 1602.22까지 올랐다.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2주 만인 3월 12일 1912.14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이 20%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이달 3일 1903원.93원까지 내림세를 보이나 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경유 가격의 급등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유 가격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을 받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 수급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이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 오름세를 잡지는 못했다.

한 고속버스 회사 관계자는 “경유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에 대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고속버스의 노선은 국토교통부의 인가 사항이라 임의대로 노선을 줄이거나 요금 인상은 할 수 없어 유류세가 안정화 될 때 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송재웅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본부장은 “경유값 폭등으로 화물 노동자에게는 직격탄을 맞은 거나 다름없다”며 “현재 화물 노도동자들은 수백만원이 넘는 유류비 추가 지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같으면 인천에서 전국 각지로 다니는데 현재는 장거리 운행이 훨씬 더 손해”라며 “차량 부품값까지 올라 부품 교체 시기와 현재 시기와 맞물린다면 화물차를 운행하기 두려워진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사의 경우는 장거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동네를 돌아다녀 이동 거리가 많지 않아 큰 부담은 없다”라고 전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송모씨(26)는 "사회초년생으로 휘발유 차량보다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경유 차로 탔지만 경유값 급등으로 부담이 크다"라며 "유류값 부담이 커져 출퇴근 시간이 더 오래 걸려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다녔지만 주유소 마다 가격이 비슷해져 체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경유 가격 급등을 고려해 경유 운송업자들에게 주는 경유 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을 기존 L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100원 낮춰 보조금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기준가격 1750원보다 넘어서는 금액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유 보조금 지급 대상은 화물차 44만5000대와 버스 2만1000대, 경유 택시 9만3000대, 연안화물선 1300대 등이다. 유류구매카드 등 기존 유가보조금 지급 방식을 활용해 경유 보조금도 함께 지급한다.

정부는 다음달 1일 시행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으며, 당초 7월 말까지였던 지급 시한도 9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유가 급등이 우리나라에서도 반영되며 경유값이 상승한 것”이라며 “최근 2주간 국제 경유 가격이 내려갔는데 국내 경유 소비가 주춤하면서 가격 반영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1주일~2주일 이내 국제 가격을 따라 국내에서도 경유값이 하락세로 전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후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L당 평균 1994.77원이다. 경유 가격은 지난 11일부로 휘발유 가격을 역전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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