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산업계 전방위 직격탄

시멘트·건설·자동차·철강·타이어·화학·유통 등 차질 빚어
화물연대 파업 집중 시멘트 업계…하루 150억원 이상 매출 손실
신종모 기자 2022-06-09 10:38:52
화물연대 파업에 운송 차질을 빚고 있는 레미콘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에 운송 차질을 빚고 있는 레미콘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사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산업계 전방위에서 물류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지난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부산 신항, 전남 광양항 등 전국 16곳에서 총파업을 감행했다.

이 여파로 시멘트 업계는 물론 자동차, 건설, 철강, 타이어, 화학, 유통 등까지 물류 대란을 겪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집중된 시멘트 업계에서는 출하 중단으로 하루에 15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 공급이 끊기면서 생산을 중단했다.

업계는 시멘트 공장 3분의 1이상이 시멘트 공급 차질로 셧다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시멘트협회 등 시멘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단양, 제천, 영월, 옥계(강릉) 등 지역의 시멘트 공장은 시멘트를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또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물리적 봉쇄가 없었던 삼척·동해 등 해안사 공장에도 화물연대의 방해 행위가 부담돼 운송을 포기하는 등 출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멘트협회는 “지난 7일 시멘트 출하량이 1만 5500톤으로 평소 대비 10% 이하로 감소했으며 하루 매출 손실액은 153억원에 달한다”며 “화물연대 파업이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피해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파업으로 시멘트 업계는 물론 레미콘사들도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특히 건설 수요가 많은 수도권의 경우 일부 레미콘 공장들이 시멘트 재고를 거의 소진하면서 전날부터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건설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레미콘 등 자재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며 “하지만 이날부터 일부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는 레미콘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에도 전날까지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부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 차량들은 어제 오후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이날부터 완성차 부품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완성차를 운반하는 카캐리어의 운행도 중단되면서 출고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하루 2000대가량 차량을 생산하는 광주 기아차공장에서도 부품 운송이 끊겼다. 카니발 등 매일 1000대 가까이 생산하는 광명 기아차 공장도 완성차 출고가 완전히 중단됐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이날부터 실제 운송 거부나 방해 행위가 이뤄지면서 부품이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완성차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는 직원들이 번호판도 달지 않은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다른 차고지로 옮기고 있다.

화물연대에 가로막힌 광양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에 가로막힌 광양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철강과 타이어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총 7만 5000톤가량의 물량 운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하루 포항제철소 2000톤, 광양제철소 1만 5000톤 등 총 3만 5000톤의 육송 물량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철소 내 제품창고 공간 확보와 함께 긴급재 운송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아울러 화물연대 파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에서 출하되는 물량이 평소의 30% 정도로 줄었다. 금호타이어 역시 국내 공장 3곳에서 출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현재 큰 타격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내수나 수출 물량을 공장에서 빼내지 못해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석유와 편의점 업계도 비상에 걸렸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이 울산과 여수, 서산 등 석유화학 산업단지 진·출입로를 점거하면서 한때 물류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제품 반출은 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반출해 놓는 등 사전 조치를 해놨다”며 “아직 전면봉쇄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는 물량 부족으로 점포별 소주 발주를 제한하며 수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 CU는 지난 8일부터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한 발주를 점포당 하루 1박스씩으로 제한했다.

앞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이들 제품의 발주를 1박스씩으로 제한한 바 있다. 이마트24도 각각 3박스씩으로 제한을 뒀다.

업계 관계자는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생산 물량이 하이트진로 전체 소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주 물량 확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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