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불법행위, 국민 지지 받을 수 없다"

김효정 기자 2022-06-14 11:37:35
[스마트에프엔=김효정 기자]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국내 산업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현재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더불어,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황에 이번 파업이 국내 경기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화주들로부터 총 236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 이 중 수출관련이 151건(64%)을 차지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수출 관련 애로사항 가운데 납품 지연이 63건(26.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선박 선적 차질 51건(21.6%), 위약금 발생 37건(15.7%)이었다.

수입 관련은 85건(36.0%)으로 이 가운데 물류비 증가가 32건(13.6%), 원자재 조달 차질로 인한 애로가 31건(13.1%), 생산 중단이 22건(9.3%)이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품 운송이 지연돼 어렵게 확보한 선박을 놓치거나 항만에 입고된 수입 원자재를 공장으로 들여오지 못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등의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중국공장도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반도체 웨이퍼 세척용 소재(IPA)를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업체의 물류 운송이 막힌 데 따른 것이다. IPA를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A사가 일주일분에 해당하는 약 90t(톤)의 물량을 제때 선적하지 못하면서 이를 공급받아 삼성전자 중국 공장에 웨이퍼를 납품하는 중국 업체 측에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파업을 결의하는 화물연대 / 사진=연합뉴스
총파업을 결의하는 화물연대 /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 단체 "화물연대 파업에 큰 피해...즉각 중단하라"

파업이 8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산업계 곳곳에서 문제가 심각해지자, 소상공인 단체도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따른 충격을 소상공인들이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며 "손님맞이에 필요한 물류 수급이 중단돼 소상공인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따른 충격을 소상공인들이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며 "손님맞이에 필요한 물류 수급이 중단돼 소상공인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소공연은 이어 "화물연대의 파업은 소상공인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지 않은 처사"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물류가 정상화되도록 화물연대는 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2개 단체로 이뤄진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합'도 성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갔다"며 "주류, 제조식품, 농축수산물의 출하가 막혀 자영업자들은 발만 구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영업 연합은 화물연대가 우리나라 경제의 기틀을 흔들면서 정치적 요구를 늘어놓고 있다가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도로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트럭을 동원해 물류 이송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도로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트럭을 동원해 물류 이송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산업계 전반에 큰 피해

이외에도 반도체 공급난으로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설상가상으로 제품 생산 및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이트진로 등 주류업계의 운송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으며, 시멘트 등 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석유화학업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여수산단 석유화학 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7일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이후 물류가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생산된 제품의 90%가 반출되지 못하고 공장에 쌓이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공장 가동을 30%가량 줄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품 출하가 막힌 업체들이 고육지책으로 공장 가동을 줄이고 있지만, 이번 주말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셧다운'(가동 중단)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지금까지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공장 내부에 10만5000t의 철강 제품이 반출되지 못하고 쌓여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냉연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하는 등 철강업계도 전체적인 가동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등 전체 산업 분야에 연쇄적인 피해를 입힐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서울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그는 화물연대의 운송 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서울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그는 화물연대의 운송 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총리 "화물연대 불법행위, 우리 경제에 매우 어려운 타격"

국내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등 화물연대 파업으로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화물연대의 운송 방해 등 불법 행위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한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는 우리 경제에 매우 어려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내외 경제여건이 매우 엄중하고, 우리 경제는 전례 없는 복합적 위기에 빠져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이어, 다시 경제 전쟁이 시작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업의 동맥인 물류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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