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귀국…“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기술’”

2주간 일정 마무리하고 귀국…곧장 업무 복귀
TSMC,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 도입
하이 NA EUV 도입 여부…글로벌 반도체 시장 쥐락펴락
신종모 기자 2022-06-18 11:02: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지난 7일 ‘목숨 걸고’ 네덜란드행에 나섰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귀국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총 2주간 네덜란드 반도체 핵심장비 제조사 ASML과 벨기에 루벤에 있는 유럽 최대규모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전세기편을 이용해 입국했다.

이 부회장은 2주간의 출장에도 피곤한 기색 없는 모습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출장으로 고객들도 만날 수 있었고 유럽에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도 만날 수 있었다”며 “헝가리의 배터리 공장, 하만 카돈 등을 갔고 BMW 고객도 만날 수 있어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ASML과 반도체연구소 등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그걸 느낄 수 있었다”면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직접 가보니 러시아랑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며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이번 유럽 출장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과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반도체 관련 연구 현황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는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다음날인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최고경영자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앞서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에 네덜란드 등 유럽을 방문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반도체 노광장비회사 ASML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별한 휴식기 없이 곧바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출장 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심도 있게 브리핑하고 그동안 밀려있던 사내 업무를 챙길 예정이다.

TSMC, 삼성보다 앞서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 도입

특히 이 부회장 귀국 하루 전날인 지난 17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가 오는 2024년에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TSMC 기술 심포지엄에서 연구개발(R&D) 담당 미위제(YJ 미) 부사장이 이같이 말했다. 다만 미 부사장은 하이 NA EUV를 이용한 반도체 양산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ASML에서만 독점 생산하는 하이 NA EUV는 현재 가장 최첨단인 차세대 EUV 노광장비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수적이다. 대당 가격은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EUV 노광장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인텔이 올해 ASML의 양대 고객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먼저 이 장비 도입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오는 2025년까지 이 장비를 통한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케빈 장 TSMC 비즈니스 개발 선임부사장은 “오는 2024년에는 하이 NA EUV를 양산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로 협력사들과 양산 준비 연구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그동안 개발한 종이처럼 얇고 긴 모양의 ‘나노시트(Nano Sheet)’트랜지스터 기술을 2나노 공정에 최초 적용해 반도체 작동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있는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있는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하이 NA EUV 도입 언제

삼성전자는 하이 NA EUV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해당 장비 도입 여부가 공식화되지 않은 상태다.

ASML가 하이 NA EUV를 독점하고 있어 1년에 고작 30~40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간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는 하이 NA EUV 도입 여부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TSMC와 인텔보다 EUV 노광장비 도입이 늦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함에 따라 하이 NA EUV 도입이 예상외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가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가 53.1%로 1위이며, 삼성전자가 17.1%의 점유율로 2위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