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기술’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드라이브 본격화

정부, 5년간 1조원 투입 반도체 고급인력 7000명 양성
삼성·SK하이닉스 참여…반도체 산·학·연 협력 생태계 조성
신종모 기자 2022-06-28 09:53:1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있는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있는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근 반도체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상 필수 자산으로 중요성이 강조되며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은 세계 1위(점유율 56%)이나 메모리 시장의 2배 이상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열위(점유율 3%)에 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전 산업 확산 및 데이터 처리량 증가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비중은 오는 2030년에는 시스템반도체의 점유율은 33%에 달할 전망이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 중 상대적으로 초기시장 단계로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 메모리·파운드리 인프라와 대형 수요기업에 기반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고급인재를 다수 확보해야 하나 기업의 반도체 인력 수요에도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사, 소·부·장 기업 등 업계 부족 인력은 1년에 3000여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선점을 통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에 강공 드라이브를 펼칠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기술’이라는 말을 세 차례 언급했다. 이는 시스템반도체의 ‘초격차 기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반도체 기업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력부족’을 꼽고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에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28일 정·재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27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제1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공공 인프라 연계 현장중심 교육, 연구 중심 특성화 대학원, 실무형 학부과정 등 인공지능 반도체 특화 교육 신설·강화를 통한 최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5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하고 전문인력 7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대학원’을 오는 2023년 신설(3개교)하고 참여 학생 중 우수 석·박사 학생을 해외 대학에 단기(6개월∼1년) 파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과(전기전자공학·컴퓨터공학·물리학 등)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구성·운영하는 ‘인공지능반도체 연합전공(학부)’ 개설(3개교), 대학·연구소가 보유한 반도체 시험생산 설비의 고도화 및 이와 연계한 반도체 설계·제작 교육(학부생 대상) 신설 등을 추진한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도 반도체산업협회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취업연계형 시스템반도체 설계전문교육’ 과정의 입교식을 개최하고 기업이 원하는 설계전문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취업연계형 설계전문교육은 지난해 최초로 실시돼 19개 대학 41명의 교육생이 선발됐다. 수료생의 80% 이상이 국내 관련 기업에 채용되는 성과를 낳았다.

올해 진행될 교육은 지난해보다 많은 44명의 학생이 참여할 예정이다. 수도권 대학뿐만 아니라 지방대 학생들도 다수 참여하기에 반도체 인력의 수도권 편중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 반도체 산·학·연 협력 생태계 조성…삼성·SK하이닉스 참여

정부는 반도체 대기업과 산·학·연간 연대·협력을 강화해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유망기업을 육성해 기술혁신과 산업 성장의 선순환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대학과 연구소가 첨단 상용 공정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가 첨단공정을 협력하기 위해 산·학·연의 반도체 생산 공정에 최적화된 지능형 반도체(PIM)를 설계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하는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자문을 제공한다. 성과가 우수한 연구 결과물의 반도체 생산 공정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능형 반도체설계연구센터(HUB)는 삼성전자가, 기술 자문위원에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한다. 지능형 반도체 예타사업의 기반기술(D램 기반 시스템반도체 공통 라이브러리·인터페이스) 과제 총괄은 대기업과 과제 수행기관(산·학·연)간 협력 창구 역할을 한다.

우수 연구개발(R&D) 결과물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가 공정 적용을 검토한다.

또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정부 사업의 연구 결과물 중 삼성전자 협력업체(디자인하우스)에서 검증해 우수 설계기술(IP)로 평가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설계기술 데이터베이스(IP 풀)에 포함하고 다양한 팹리스 기업 제품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 기획과정에 참여해 기술 수요제기, 기획 결과 검증 및 대학과 교육과정을 공동개발 한다.

지능형 반도체설계연구센터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상호 인력파견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등 연구개발·인력 교류 등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이 아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산업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인력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놓고 주요 국가들이 패권 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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