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2분기 실적 전망 엇갈려…호조vs암울

현대건설·GS건설 맑음…대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흐림

1분기와 달라…원자재 가격 전가, 수주가 핵심
이하영 기자 2022-07-07 14:47:05
[스마트에프엔=이하영 기자]

건설업계 2분기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 2분기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 2분기 실적 전망이 원자재 가격 상쇄 여부로 크게 엇갈렸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 5개사 실적 전망은 매출 12조4836억원, 영업이익 8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6%와 77.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대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16.0%, -28.1%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GS건설 실적 호조 예상, 원자재 가격 상쇄

원자재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 차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해져 올해 건설업계에 1분기부터 큰 타격을 줬다. 1분기 건설업계에서는 다수 건설사가 매출 상승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감내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두자릿수로 하락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난 4조149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795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GS건설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조3759억원으로 17.9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이 15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09% 감소했다.

DL이앤씨는 자회사인 DL건설의 해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실적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비 37.1%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원자재 가격에 더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손실액 등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전년비 42.5% 줄었다. 대우건설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16.0%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2294억원으로 3.5%로 한자릿수만 감소해 어닝서프라이즈라 불릴 정도였다.

2분기에는 금융비용 절약과 안정적인 주택 분양 등으로 원자재 급등과 관련해 돌파구를 모색한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약진이 주목된다. 먼저 현대건설과 관련해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신용등급 기반, 지급보증 및 신용보강 등을 제공해 금융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며 “올해 연초대비 지난달 하순경 증감율(YTD) 기준으로 신규분양은 약 1만6000세대로 상반기와 연간 공급계획 달성률이 각각 88%, 52%로 대형사 중 가장 높다”고 말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말 하반기 전망 리포트에서 GS건설과 관련해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은 1분기에 대부분 적게는 1~2%포인트, 많게는 3~4%포인트의 마진율 하향 추정치 자체가 적용돼 있다”며 “마진 영향은 이미 알려진 상황에서 오히려 2분기 실적이 기대 대비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최근 GS건설이 2분기 이라크 까르빌라 현장발 일회성 비용이 200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실적 하락을 우려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현장에 현대건설도 함께 참여하나 그 외 현장에서 원가 개선 효과가 반영돼 전망치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고려해 건설사들이 2분기에는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사업성 좋은 수주를 선별한 것으로 안다”며 “기착공 사업장의 경우도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들어간 곳은 분양가 인상을 진행하고 있어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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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원자재 플러스 알파로 고민

실적 하락이 점쳐진 3사는 원자재 가격 이슈에 더해 각기 다른 이유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플랜트 부문 일회성 준공정산이익의 역기저 효과가 반영될 예정이다. 전년 동기 매출이 높았던 반대급부 현상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이 축소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클레임 환입이 될 경우 대우건설의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DL이앤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실적에 뼈아픈 타격을 입었다. 올초 EPC(설계‧시공‧조달) 전환을 기대했던 러시아 플랜트 수주가 불발되며 매출 공백이 생긴 것이다. 2분기 다소 소극적인 도시정비사업 행보로 매출이 약화된 영향도 있었다. 이익률 높은 수주에 집중하는 DL이앤씨 특성상 최근 급증한 주택사업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피한 측면이 컸던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영향으로 기수주단지의 착공 및 분양 지연 등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안전한 건물을 짓는다는 믿음을 수분양자에게 줄 수 있는 다년간의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축 착공면적의 감소폭이 1월 이후 줄어들고는 있으나 신규주택 수주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등의 여파는 건설 동행지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면서도 “구조적‧정책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재개발‧재건축 수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1@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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