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韓기업, 위기 극복할 것...中 경제적 협력·발전해야"

신종모 기자 2022-07-14 10:08:2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기업들이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대해 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기 상황에서 SK그룹의 투자계획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계속해서 협력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했다.

최 회장은 13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특히 현재의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어려움과 대처 방안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으로 가장 어려운 것이 '물가 인상으로 인한 임금상승 압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의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조짐은 "언젠가 다가올 이야기였다"라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한 번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이자율을 계속 내리고, 돈을 풀어왔다"며 "계속 돈을 푸는 것으로 버텨왔던 것이 쌓인데다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더 생겨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 갈등으로 공급망 체계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에너지값과 곡물값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처는 이미 예상했던 만큼 잘 대처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업 가운데서 사람을 많이 고용하는, 특히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13일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13일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이 보는 향후 경기 전망은..."韓기업 위기에 강해"

최 회장은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여태까지 풀려있던 돈들이 인플레이션을 급속히 가중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며 "경기도 침체국면으로 흐를 것 같고, 내년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숱한 사건들이 많아서 이런 쇼크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기업 가운데 대한민국의 체질이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져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기업인들은 항상 위기를 대비해 이를 예측하며 살고 있기에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SK그룹의 투자계획에 대해선 "작년에 세웠던 것은 당연히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SK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부문을 원래 투자대로 그대로 밀기에는 계획에 잘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조정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투자가 밀려서 지연되기는 하겠지만, 안 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대통령에게 "토끼 한꺼번에 잡아라" 제안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그동 여러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면서, "이 정부에는 챌린지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건건이 하기는 상당히 어려우니 몇 건을 한꺼번에, 토끼를 몇 마리 잡을 수 있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합적인 형태의 정책들을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며, 지금의 도전을 하나씩 해소하기에는 너무 많은 리소스와 너무 많은 시간이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관의 아이디어를 좀 더 가미하면 새로운 정책 방향을 잡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대한상의


중국과 일본 시장은 어떻게?

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중국, 어렵네요"라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도 좋든 싫든 상당히 큰 시장인 만큼 포기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며 가능한 한 경제적으로 계속해서 협력하고, 발전과 진전을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또한 최 회장은 한일 간 경제협력 전망에 대해선 "관계 정상화는 계속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복권 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경제인을) 좀 더 풀어줘야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면이)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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