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부산엑스포’ 유치에 올인하는 이유는?

2030 엑스포, 월드컵·올림픽 등 세계 3대 국제행사
61조원 경제 효과…관람객 5050만명 추산
재계·민간단체·BTS 총출동…몇몇 그룹 TF 꾸려 대대적 홍보
신종모 기자 2022-07-26 11:38:4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재계를 비롯해 부산시가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2030 엑스포 유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민간 재단법인이었던 유치위원회와 정부 유치 지원위원회를 통합했다. 국무총리 직속으로 활동할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에는 국내 5대 그룹이 참여해 엑스포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정부 유치위원회를 발족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한 총리는 “2030 엑스포 유치는 부산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국가 목표로 전국민이 하나가 돼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도 “국가별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꾸준히 신뢰 관계를 쌓아 나간다면 유치 지지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정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30 엑스포 유치가 중요한 이유

26일 업계에 따르면 2030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 등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불리며 국제박람회기구(BIE)에 등록돼 5년마다 개최한다.

만약 우리나라가 유치에 성공한다면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3년 대전 엑스포, 2012년 여수 엑스포 등 ‘인정 엑스포’를 2차례 개최한 바 있다. 하지만 ‘등록 엑스포’를 유치한 적은 없다. 인정 엑스포는 전시 면적을 최대 25ha로 국한되나 등록 엑스포는 제한이 없는 것이 차이점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2030 엑스포를 유치하면 정부와 부산시는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 대상지 344만㎡에서 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기간 관람객은 50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30 엑스포 유치를 통해 생산유발효과 43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8조원 등 총 61조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 아울러 5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2030 엑스포 유치 경쟁은 애초 부산과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러시아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오데사도 등 5개 시였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치 신청을 철회했고 우크라이나도 전시 상황 중이라 유치가 불가능해 현재 3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유치 경쟁은 지난해 12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첫 프레젠테이션(PT)으로 본격 시작됐다. 지난달 21일 2차 PT로 첫 대면 공개경쟁도 펼쳤다.

이후 6개월 단위로 PT를 세 차례 더 하고 내년 11월 170개 BIE 회원국 대표의 비밀투표로 2030 엑스포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정부는 오는 9월 7일까지 BIE 사무국에 종합 유치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어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진행될 BIE 실사단의 현지 실사도 받아야 한다.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뮤직
재계·민간단체·BTS 총출동…2030 엑스포 유치 힘 보태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 11개 기업이 2030 엑스포 유치에 나선다. 아울러 전국 72개 상공회의소, 해외한인기업협회 등도 국내외 지원활동에 동참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이형희 SK SV 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정탁 포스코 사장, 김승모 한화 사장, 우무현 GS건설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부회장, 강희석 신세계 이마트 대표이사,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 등이 2030 엑스포 유치에 나선다.

2030 엑스포 민간위는 국무총리 소속 정부 유치위원회의 공식 파트너다. 민간위원장은 최태원 회장이 맡는다. 최 회장은 대통령 직속 정부위원회 위원장도 겸한다.

정·재계는 세계 10위 수출 강국의 글로벌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계획으로 기업별 중점 담당국가를 선정해 교섭활동을 추진한다. 아프리카와 개도국을 대상으로 사절단 파견하고 정부와 함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개최한다. 기업별 유통망, 스포츠 구단, 홍보관 등을 통해 국내외 홍보에 나선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은 글로벌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성공적 유치를 위해 정부와 유치위원회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여수엑스포 유치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차원의 유치 지원 전담조직을 구성해 운영 중이며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도 2030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탠다. BTS는 지난 19일 2030 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돼 유치에 나서고 있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BTS는 앞으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글로벌 부산 콘서트 개최, BIE 총회 경쟁 PT에서 홍보대사 역할 수행, BIE 현지 실사 시 실사 대상 장소 안내, 공식 SNS를 통한 홍보 영상 확산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이 지난 25일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정탁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 킥오프 미팅을 가졌다.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이 지난 25일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정탁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 킥오프 미팅을 가졌다. /사진=포스코그룹
주요 그룹사, TF팀 발족 등 ‘2030 엑스포’ 유치 홍보

포스코그룹이 지난 25일 2030 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강화해 발족하고 유치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 등이 참여하는 2030 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 멤버로 국내외 유치전에 동참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의 유치위원으로, 포스코 정탁 사장이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지난 3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직접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구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정착 포스코 사장도 지난 5월과 6월 각각 우즈베키스탄, 멕시코의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2030 엑스포의 부산 개최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한국대사관 주최 태권도대회에서 2030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프놈펜 부영 크메르 태권도 훈련센터에서 열린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 주최 대사배 태권도대회’에서 2030 엑스포를 알리는 광고물을 설치하고 안내 책자를 비치해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엑스포 관련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대회 현장에서 삼성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 체험존을 운영해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홍보 영상도 상영했다.

LG전자는 지난 6일 지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TF를 꾸리고 지원활동을 벌인다.

TF는 LG전자의 해외지역대표, 해외법인관리담당, 글로벌마케팅센터, 한국영업본부, 홍보·대외협력센터 조직으로 구성됐다. 리더는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이 직접 맡는다.

LG전자는 약 140개 해외법인 네트워크를 동원해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와 홍보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의 최고경영자급(C레벨) 및 사업본부장 등이 해외 출장을 갈 때 2030 엑스포 유치 지지 활동을 전개한다.

또한 각국 브랜드숍에 전시된 TV를 통해 2030 엑스포 유치 홍보영상을 송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에 있는 회사 전광판에 부산의 아름다운 이미지와 박람회 유치 홍보영상을 상영했다. 앞으로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상영을 지속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달 1일 2030 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WE(World Expo) TF 발족해 유치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WE TF는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 개막 3일 전인 지난 8일부터 폐막날인 14일까지 피지에 상주하면서 정부, 대한상의, 삼성, 동원산업 등과 함께 유치 지원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 10일 WE TF의 김유석 부사장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Fiame Naomi Mata'afa) 사모아 총리,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 등을, 11일에는 조세이아 보렝게 바이니마라마피지 총리와 아스테리오 아피 나우루 대통령 특사(외교차관) 등을 잇따라 만나 유치전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5일 개최한 ‘2022 부산국제모터쇼’의 현대차·기아 공식 부스에서 대형 LED 전광판을 활용해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유치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및 고양에서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QR코드를 활용한 유치 캠페인도 진행한다. BIE 회원국의 주요 인사 방한 때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등에 초청해 부산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이외에도 국내외 네트워크와 판매 거점을 중심으로 2030 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산에 ‘2030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얻어지는 경제적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과 비교해 최대 3배 이상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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