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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칩4', 국익은 어떻게 지켜낼까?

[데스크 칼럼] 국익에 앞서, 대외 이슈 대처 능력을 보여줘라

  • 김효정 기자
  • 2022-08-08 17:33:25
[스마트에프엔=김효정 기자]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상황을 볼 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늘 어렵다. 미중 갈등에서 한국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가 쉽지 않다. 남북 휴전 상황에서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그 어떤 것도 놓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패권을 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번 우리나라는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 보여줘야 할 때가 있다. 어떤 정권이든 우리나라 정부는 이에 대해 고심을 했고, 결국은 미국의 손을 들어 줄 때가 많았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서 중국은 주로 경제적인 보복을 한다. 미국의 압박으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했을 때 중국은 '한한령'으로 경제적인 제재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 참여를 두고 고심 중이다. 정부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기로 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의 반응이다. 정부 역시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대통령실 출근길에 "관련 부처와 잘 살피고 논의해서 우리 국익을 잘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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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패권 싸움 중인 미중...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면 안돼

미중 갈등에 있어 우리나라가 어떻게 국익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사실 명쾌한 답은 없다. 반도체, 통신장비 등 기술 패권 경쟁의 승자가 결국 차세대 글로벌 패권을 독식하는 양상인데, 누가 승기를 잡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주도권을 가진 미국이 마냥 앞서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중국은 희토류 등 원자재, 양자컴퓨팅 기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재 양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을 앞서는 분야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관계 등 정치적 이슈 및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누구도 쫓아올 수 없는 반도체 설계 강국이자 반도체 공급망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의 칩4 참여 제안을 거절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 수입의 23%를 차지하는 최대교역국 중국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 같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수출국도 중국이다. 미국과 함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고 해도, 중국의 미움을 산다면 수출에 타격을 입는 다는 것이다. 희토류 등 반도체 원재료 확보도 중국이 수출을 규제한다면 어려워 진다.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14.9%, 수입은 11.9%였다.

우리나라가 국익을 지키는 최선의 방안은 양국 모두를 붙잡는 것이지만 이는 '미션 임파서블'이다. 결국 칩4 가입 여부에 따른 국가적 손실의 크기를 가늠하고, 어느 한쪽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칩4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한편, 한중 교역량이 증가를 강조하면서 압박을 하고 있다.

국익 지키기에 앞서, "그대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정부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익을 지키겠다'고 한 것과 같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칩4 "순수하게 경제적인 국익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며,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칩4 참여를 사드 배치와 동급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미사일과 반도체라는 '품목'의 차이일 뿐, 오히려 반도체가 글로벌 패권 경쟁의 궁극 수단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경제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하는 서글픈 상황이다. 칩4 가입은 현재로서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만큼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

현재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로서도 칩4 이슈는 매우 중요하다. 칩4에 대해 국익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앞서, 얼마나 능력있게 대처하는 지 그 과정을 보여줘야 할 때다.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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