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통과…국내 배터리·자동차 ‘희비’

미국 내 생산·조립 전기차 세제지원 한정
배터리업계, 보조금 지급·중국 경쟁사 견제 등 경쟁력 강화
자동차업계, 보조금 대상 제외…신규 전기차 생산 차질
신종모 기자 2022-08-09 13:20:30
조 바이든 방한 기간 중인 지난 5월 22일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방한 기간 중인 지난 5월 22일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 경쟁사를 견제하고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된 반면 자동차업계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제외한다. 다만 미국 안에서 생산·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제지원을 한정하도록 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CAT 등 중국산 배터리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적잖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보조금 지급에 따른 시장 확대와 중국 경쟁사 견제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들 기업은 북미에서 생산기지를 짓고 있거나 구축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 법안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핵심광물 사용까지도 전기차 세액공제 예외 대상으로 두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원소재 공급망 다변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당장 신차 출시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기차 라인인 아이오닉5와 EV6를 비롯해 코나EV, GV60, 니로EV 등을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신규 전기차 라인인 아이오닉6, EV9 등의 생산 차질도 발생한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2년간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내년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며 “2년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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