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 장기화…자동차·조선업계 문제없나

자동차업계, 광양제철소 강판 생산 수급 문제없어
조선업계, 조선사 재고 비축…연내 수급 차질 ‘이상무’
일각, 복구 작업 장기화시 ‘수급 대란’ 전망
신종모 기자 2022-09-22 10:25:32
현대자동차그룹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 12일 모든 고로가 정상 가동에 돌입했으나 핵심 공정인 압연라인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6개월 늦어지면 1년까지 복구 작업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복구 작업이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업계 강판과 조선업계 후판 수급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수급 장기화로 인해 차량 출고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어 전기강판의 수급 차질로 인한 출고 지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광양제철소에서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고 있어 전기차 이외에는 출고 지연이 더욱 심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자동차용 강판의 90% 이상을 포항제철소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강판을 생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강판이 있다고 해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차량용 반도체가 있어야 완성된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전기차의 경우 포스코 포항제철소 복구가 장기화한다면 어느 정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반도체 부품 자체가 없어 차량을 빨리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의 출고가 더욱 늦어질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에는 내연기관 차량의 1.5배에 달하는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은 반도체 수급난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도 심각한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차량 출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의 침수로 차량 출고는 더욱 늦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를 만드는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현재 전기강판 재고가 약 2개월치가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기아는 자동차 부품회사 현대모비스 등을 통해 3개월에서 4개월치 전기강판 재고를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량용 강판과 더불어 차량용 부품과 반도체가 부족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차량 생산이 늦어지고 있을 뿐이지 오롯이 강판 수급 문제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압연라인 배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전원공급은 약 70% 수준까지 진행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3전기강판공장가동에 이어 17일에는 2전기강판공장 일부도 가동 중이며 올해 12월 공장 정상화를 목표로 복구 작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빠른 시일 내에 공장 재가동이 된다면 전기강판 수급 문제로 인한 출고 지연은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1800TEU급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1800TEU급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조선업계, 후판 재고 여유…생산 차질 없어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후판 수급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연간 530만톤의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자칫 복구 작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조선업계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전 제품을 3개월 내 다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 철강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고객사 및 유통점이 보유한 후판 등 주요 제품의 재고량은 2∼3개월 수준이다.

특히 조선용 후판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공통으로 생산하고 있어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업계에서 우려하는 조선용 후판은 일반 제품은 광양제철소에서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며 “연내 후판 수급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현재 재고를 바탕으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각 조선사마다 후판 재고가 수개월 치 분량이 있어 당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구 작업이 6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후판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이 예상외 늦어진다면 일본, 중국, 브라질 등 제철소에서 후판을 수입해 수주 일정을 맞출 계획”이라며 “상황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르니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과 관련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공급 차질로 인한 후판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관련한 대응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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