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불러온 부동산 시장 '훈풍'

최형호 기자 2024-02-22 10:37:52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는 지역 부동산 시장은 큰 기복 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 대규모 채용에 따른 근로자와 직주근접 수요 등 인구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지역 부동산 시장을 주거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경기 용인시가 있다. 정부가 지정한 시스템 반도체 특화 단지가 구축될 용인은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약 150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동시에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허브와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가산업단지의 생산유발효과는 480조원, 직·간접 고용효과는 192만명으로 추정된다.

용인시 일대는 정부 세부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집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에 따르면  경기 용인 기흥구 '블루밍구성더센트럴'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돼 같은 해 2월 6억25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약 6500만원 올랐다.

땅값 상승률도 눈길을 끈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의 '2023년 전국 지가변동률과 토지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시 처인구의 지가 상승률은 6.6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 지가 상승률이 0.82%인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오른 셈이며, 특히 같은 기간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가가 하락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지방에서도 대기업과 산단 인근 단지의 매매가 상승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충남 아산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1·2캠퍼스 등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연관 기업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에는 13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예정됐다.

잇따르는 기업 투자는 지역 부동산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아산시 아파트 평당(3.3㎡) 매매가는 지난 2021년 1월 대비 약 22.35% 올랐다. 동기간 충남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로, 충남의 평균 상승률(9.14%) 역시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기업 투자가 진행되는 지역은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시 일원에 분양한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는 SK하이닉스 첨단 메모리팹단지, 청주산업단지, 청주테크노폴리스 등이 가까운 단지로 1순위 평균 98.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11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이 가동 중인 경기 파주시에서 분양한 '운정3 제일풍경채'의 경우 1순위 평균 108.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입주나 산업단지 조성은 인구 유입뿐만 아니라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무엇보다 주거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주택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이달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7개 동, 전용면적 59~74㎡ 총 568가구로 구성된다. 

현대건설과 금호건설도 이달 충청북도 청주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전용면적 39~114㎡, 총 2330가구 규모로, 이중 1675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투시도./사진=두산건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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