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장 9일간 휴가 실시…“워라벨 강화”
중소기업, 27일 임시공휴일도 쉬지 못해

올해 설 연휴를 맞아 일부 대기업이 최장 9일간의 휴가를 실시해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강화에 나서는 반면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대기업과 크게 대조되는 양상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6곳(60.6%)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27일에도 쉴 계획이 없다고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현실적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이번 설에 최장 9일간의 연휴를 제공하며 '쉼'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데 이어 일부 대기업들은 31일까지 휴무일로 지정해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7일 임시공휴일부터 31일 ‘샌드위치 데이’까지 포함해 총 9일간의 휴가를 제공한다. LG그룹 계열사들도 31일을 유급 휴무일로 지정해 직원들이 연차 소진 없이 긴 연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5년 설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42.2%가 7일 이상 휴무를 실시하며, 9일 이상 휴무 비율도 31.3%에 달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상황은 대기업과 크게 대비된다. 300인 미만 기업의 26.2%가 5일 이하로 휴무를 실시하며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27일 임시공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0.6%가 27일 임시공휴일 휴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중 99.2%는 설 연휴 이외의 추가 휴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휴가 양극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 규모에 따른 인력 운용의 유연성 차이, 업무 특성, 그리고 재정적 여건 등이 지목됐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기업 ‘충분한 인력’ vs 중소기업 ‘인력 부족’

대기업은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장기 휴가를 수용할 수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한 사람이 빠져도 업무가 마비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업 문화의 차이도 한몫한다. 대기업은 연차 소진을 장려하고 전사 휴무일을 지정하는 등 휴식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으나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문화가 부족하고, 업무량 과다와 대체인력 부족이 연차 미소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소기업에서는 연차 사용 시 상사나 동료들의 눈치를 보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차이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과 직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인재 유치와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나아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대기업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부 중소기업들은 직원들의 워라밸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과의 격차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향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반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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