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기본사회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 설치 약속
지역화폐 지원 등 위한 30조원 규모 추경 편성 제안
근로시간 유연화·정년 연장 추진 방침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위원회'를 설치하고 당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희망을 만들고,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려면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나눠야 한다. 이런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이라며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충돌하는 이해를 조정하고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제 우리는 초과학기술 신문명이 불러올 사회적 위기를 보편적 기본사회로 대비해야 한다"며 "주거, 금융,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짐으로써 미래 불안을 줄이고 지속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며, 민생을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라며 정부에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모수개혁을 우선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만시지탄이지만 국민의힘이 모수개혁을 먼저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보험료율(내는 돈) 13%는 이견이 없고, 국민의힘이 제시한 소득대체율(받는 돈) 44%는 민주당의 최종안 45%와 1% 간극에 불과하기에 당장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개혁의 물꼬를 틔워보자"고 말했다.

반도체특별법의 최대 쟁점인 주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해서는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해도 그것이 총노동 시간의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조항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또 주4일제를 제시하면서 정년연장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는 OECD 국가 중 장시간 노동 5위로 OECD 평균보다 한 달 이상 더 일한다"며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를 대비한 노동시간 단축,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대비하려면 '정년 연장'도 본격 논의해야 한다"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대화와 신뢰 축적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늘리고 국가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며 노동유연성 확대로 안정적 고용을 확대하는 선순환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개혁 분야로는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책임지고 행동한 그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공복의 사명을 새기며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겠다"며 "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현 정치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국민 통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통령의 친위군사쿠데타'가 현실이 됐다. 내란잔당의 폭동과 저항이 70여 일 계속되며 대한민국의 모든 성취가 일거에 물거품이 될 처지고 언제 내전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극단주의 가 광범하게 배태됐다"며 "민주당은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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