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상무가 올해는 주주제안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총까지 세차례에 걸친 '조카의 난'이 모두 실패하며 동력을 잃은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에 박철완 등 과거 주주제안을 했던 주주들이 현재 주주제안을 접수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9.5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기도 하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다가 박찬구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다. 이후 OCI와의 자사주 상호 교환 처분 무효 소송 등을 내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는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해 주주제안에 나섰으나 이 역시 실패했다. 세 차례 주주총회에서 '조카의 난'으로 경영권 공격을 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앞서 지난달 박 전 상무의 누나들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일부 매도하기도 했다. 박 전 상무의 누나인 박은형·은경씨는 각각 2만3000주(보통주 기준 0.08%)를, 박은혜씨는 1700주(0.006%)를 매도했다. 2021년 박 전 상무는 첫 '조카의 난'에서 패한 이후 세 누나에게 자신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지분 중 각각 15만2400주를 증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식 매도가 박 전 상무 측이 주장해 온 '주주 가치 제고' 논리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상무는 "앞으로도 금호석유화학의 성장 및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모든 소액주주들과 함께 계속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박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부사장은 최근 들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자사주 3065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만8188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박 부사장의 지분도 종전 0.98%에서 1.15%로 늘었다. 현재 박찬구 회장 측 지분은 총 16.6%다. 구체적으로 ▲박찬구 회장 7.46% ▲박준경 사장 7.99% ▲박주형 부사장 1.15%다.
2015년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한 박 부사장은 2022년 말 인사에서 구매 담당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전 상무 측 주주제안과 관련,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까지 박 전 상무 측으로부터 접수된 주주제안은 없다"며 "올해 주주총회에는 주주제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