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사후 가족 간 경영권 분쟁 시작, 이사 사임으로 4자 연합 우위
연말 합의 도출 후 분쟁 종식 및 경영 정상화 박차, 다음달 주총 예정
지난 한 해 동안 한미약품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창업자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의 이사회 개편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4자 연합'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면서 임종윤·종훈 형제와의 분쟁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상장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내용을 보면, 사봉권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가 지난 10일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했다. 기타비상무이사였던 권규찬 이사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져 1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등기이사 수는 10명에서 8명이 됐다.
사 이사와 권 이사는 형제 측 인사로 형제와 4자 연합이 동률이었던 이사회 구도는 형제측 3명, 4자 연합 측 5명으로 재편됐다.

한미약품의 이사회 역시 4자 연합 측에 유리하게 개편됐다. 남병호 한미약품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10일 자진사임하면서 형제 측 이사는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4자 연합 측은 6명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사후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가 상속세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작년 초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형제 측은 이에 반대하며 모녀 측과 대립했고 모녀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등과 4자 연합을 결성해 맞섰다.
이런 분쟁 종식은 지난해 말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주식 일부를 매도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26일 임 이사의 보유 지분 5%을 4자 연합이 매입하면서 임 이사와 4자 연합간 합의가 도출된 바 있다.
임 이사와 4자 연합은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을 중심으로 합의했다. 또한 상호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사 사임 건에 대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음달로 예정돼 있는 정기 주주총회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