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을 중심으로 한 폭발적 실적 성장에 힘입어 6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상환하며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빅 등 미국 빅테크를 상대로 사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1년새 미국 지역 매출은 약 2.8배 증가했고, 지역별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돌파했다.

20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22조6837억원으로 전년(29조4686억원)과 비교해 차입금 규모는 23%(6조7000억원)가량 줄었다.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매년 5조원에서 6조원 넘게 늘어났었는데, 지난해에는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반전을 일으켰다. 1년 동안 7조원에 가까운 돈을 상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또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늘었다. 2023년 8조9209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14조1563억원으로 58.7% 증가했다. AI용 메모리 수요 성장으로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고 차입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작년 한 해 매출 33조4859억원, 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12조5419억원)과 비교하면 약 2.6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41조9611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약 66조원)에서 63.4%에 달하는 수치다. 앞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은 39∼53% 정도였다.
중국 사업 또한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5조원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뤘으나 같은 기간 미국은 26조5000억원을 웃도는 매출 상승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 투자 지속...연구개발비 전년비 8000억원↑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4조9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시설투자비도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시설투자비로 17조9560억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전년(6조5910억원)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HBM의 지속적인 수요 확대가 전망됨에 따라 회사가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