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던 여행업계가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분위기 반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고환율과 고물가, 불확실한 국제 정세 등 삼중고에 발목이 잡히자 주요 여행사들은 여름 휴가철을 기점으로 실적 회복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여행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었다. 여행 수요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전반적인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여행업계의 대표 주자인 하나투어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68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43.2%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44억 원으로 40.5% 가까이 감소했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매출 655억 원으로 17.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78억 원으로 37.6% 증가하며 체질 개선 효과를 보여줬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67억 원으로 11.9% 감소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 사진=홍선혜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 사진=홍선혜 기자

모두투어 역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8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늘며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갔다. 다만 매출액은 655억7846만원으로 17.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67억7100만원으로 11.9% 줄어든 모습이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패키지여행 수요가 급감한 탓 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소비자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전통적인 패키지 상품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패키지 여행 시장의 모객 규모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여행업계의 주력 상품이었던 패키지가 이제는 핵심 수요층에서 점차 밀려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맞춤형, 소규모 중심의 여행 방식이 확산된 데다, 항공·숙박 등 개별 예약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간편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달라진 탓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SNS 기반 여행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며, 자신만의 일정과 취향에 맞춘 자유여행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여름 성수기뿐 아니라 9월 추석 연휴와 10월 개천절·한글날 연휴까지, ‘하반기 황금시즌’을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지 못할 경우, 연말까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여행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상품 구성을 통해 고객 만족도는 물론 수익성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하나투어는 하나투어의 중고가 패키지 상품 ‘하나팩 2.0’을 통해 올해 1분기 전체 패키지 판매의 32%를 차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29%) 대비 상승한 수치로, 2019년 8% 수준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팩 2.0은 기존 패키지여행 상품에 포함됐던 단체 쇼핑센터 방문 일정을 과감히 제외해, 온전히 여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한 중고가 상품군이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지난해 매스티지(Masstige·대중 명품) 패키지여행이지 플러스(여행이지+)를 론칭하고 프리미엄 여행 시장을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여행이지 플러스는 노팁·노옵션·노쇼핑 구성으로 여행하는 데 있어 불편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이동 수단을 비롯해 일정·체험·미식·숙소에 이르기까지 여행 취향과 특정 요소에 대한 선호도를 5개의 카테고리로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상품 설계를 통해 고품격 여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관계자는 “하반기 주요 국가의 금리 인하 기대와 항공 노선 확대 등으로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