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을 강하게 비판한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 1조달러 선이 위태로워졌다. 머스크의 공개적인 정치 발언이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3.55% 하락한 332.05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5% 가까이 하락한 테슬라는 시가총액이 1조700억달러로 줄어들며 1조달러 턱걸이 수준에 그쳤다. 최근 5거래일 동안 테슬라 주가는 총 7%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만 18% 가까이 하락했다.
◆ 트럼프 감세안에 "역겹고 혐오스러워"
앞서 일론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SNS 플랫폼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안을 “역겨운 흉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전제하며 "이 거대하고 터무니없는 돼지들로 가득 찬 의회의 예산안은 국민에게 막대한 부채를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감세안을 '크고 아름다운 법'이라고 자찬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해당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정치적 대립이 심화되면서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 악화가 테슬라의 핵심 미래 사업인 ▲자율주행차 ▲로보택시 ▲정부 인허가 절차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로보택시 면허가 당국의 판단에 따라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 머스크, 여전히 경영 성과 보여줘
한편 머스크가 직접 경영에 집중하면서 테슬라와 관련된 기업들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일 기준 스페이스X는 올해 매출이 약 155억달러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간 예산인 188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뉴럴링크는 6억5000만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고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역시 3억달러 규모 주식 매각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급변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 유럽 전반의 테슬라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노르웨이에서는 지난달 테슬라 신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했다. ING의 리코 루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형 모델Y 출시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성과가 머스크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 그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의 기반 덕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NBC는 “머스크의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 가치가 높지만 완전 자율화되진 않았다”며 “앞으로도 집중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