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미 의회·기관 투자자 모두 움직였다
가상자산 법안 본격화에 코인베이스·페이팔 등도 반응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비트코인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발언이 전해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가 ‘크립토 위크’를 맞아 가상자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2만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출신 경제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전날 생방송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비트코인 투자에 전면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그동안 비트코인을 ‘사기’로 부르며 부정적 시각을 고수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앞서 “가상자산은 애완용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JP모건이 고객의 비트코인 매수를 허용하고 있는 점과 이번 발언은 기존 입장과 대비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다이먼 회장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과거 “흡연을 반대하지만 흡연권은 존중한다”는 식의 발언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개인적 거부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그가 직접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닌 제도권의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부 ‘크립토 드라이브’에 탄력
현재 비트코인은 미국 의회의 ‘크립토 위크’와 맞물려 급등세를 보였다.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43분 기준 비트코인은 11만9934달러에 거래됐으며 같은 날 오전에는 12만32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사상 최고가로 불과 일주일 전인 10만8000달러에서 약 14% 이상 오른 수치다. 상승률은 금의 연간 수익률을 앞질렀으며 올해 최고의 투자자산으로 부상했다.
미국 하원은 이번 주를 ‘크립토 위크’로 지정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담은 ‘지니어스 법안’ ▲가상자산 시장 관할 정비를 위한 ‘클래러티 법안’ ▲CBDC 발행 제한을 골자로 한 ‘감시국가 방지 법안’ 등 가상자산 3법을 본격 논의하고 있다. 시장은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가상자산 제도화와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힘입어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등 가상자산 관련 기업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결제 대기업 페이팔 주가는 3.5% 상승했고,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의 주가도 약 4% 올랐다.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관 자금 유입과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자산 정책이 상승세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는 “여러 호재가 겹친 시기”라며 “12만5000달러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베시 레터는 “보수적 자금운용 기관들도 비트코인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