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명만 남아···가상자산 판도 바꾸는 ‘지니어스 법안’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가상자산을 둘러싼 미국의 입법 전선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 법안들이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제도화 논의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다시 급등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하원은 전날 가상자산 관련 3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은 이미 상원 문턱을 넘은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를 '크립토 위크'로 선언하며 가상자산 관련 입법을 강력히 지지해왔다.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정의부터 발행 요건과 공시 의무까지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미국 달러나 단기 국채 등 유동성 자산을 담보로 보유해야 하며 자산 구성 내역은 매달 공개해야 한다. 또한 미국 자금세탁방지법과 제재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다른 두 법안도 주목된다. 하나는 '클래리티 법안'으로 불리는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가상자산을 증권 또는 상품으로 구분하고 관할 규제기관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정했다. 다른 하나는 '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감시국가법안'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두 법안은 상원 심의를 남겨두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업계는 이번 하원 통과를 제도화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블록체인협회 서머 머싱거 CEO는 “가상자산 정책 전환에 있어 중대한 순간”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도 가상자산 업계가 지난 수년간 연방 차원의 입법화를 위해 로비와 대선 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전했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8일 오전 7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12만200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법안 통과 후 2.97% 상승하며 6개월 만에 3500달러를 회복했다. 리플(XRP)은 15% 가까이 상승해 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3.40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