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라면 재출시 세 달 만에 1000만 개 판매 돌파
'형과 아우 우애' 광고로 농심라면 히트…'농심'으로 사명 변경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농심은 1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농부의 마음'이라는 사명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농심라면'을 재출시했다.
패키지는 출시 당시의 디자인을 가져왔다. 여기에 농심라면 출시 당시 내보냈던 광고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패키지도 추가했다.
농심R&D가 보유하고 있던 출시 당시 레시피를 기반으로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했다. 핵심 재료인 쌀과 소고기를 국내산으로 사용해 품질을 높이고, 국산 쌀을 첨가해 면발에 탄력을 더했다. 국물은 한우와 채수를 우렸고, 스프는 액젓과 고춧가루로 칼칼한 감칠맛을 냈다.
1990년 단종됐던 농심라면이 다시 등장하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출시 세 달 만에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한 것이다. 농심은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자 "향후 미국 시장에도 수출할 예정"이라며 수출전용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형과 아우의 어긋난 우애
롯데공업주식회사의 창업주 신춘호 농심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신춘호는 당시 대학 졸업 후 형을 도와 롯데를 이끌었다.
인스턴트라면 시장이 일본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본 신춘호는 국내에서 라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국내에서 첫 라면을 선보인 삼양식품이 이미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신격호가 이를 반대했다.
신춘호는 형의 반대를 무릅쓰고 1965년 농심은 롯데공업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라면시장에 진출한다. 처음으로 선보인 '롯데라면'은 자체적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신격호는 '롯데'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고, 이 사태로 둘은 의절했다.

한국 라면시장 재패 변곡점, '농심라면'
당시 신춘호는 '농심은 천심'이라는 새마을 연수 교육에 참여하게 된다.
'의좋은 형제' 설화와 함께 농부의 마음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된 신춘호는 "정직하고 부지런히 땅을 가꾸고, 노력한 만큼 얻은 결실에 만족하며, 아낌없이 나눌 줄 아는 농부의 마음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들이 가져야 할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농부의 마음을 담은 더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겠다’는 생각으로 롯데라면 출시 후 10년만인 1975년 10월, 후속작인 '농심라면'을 출시한다.
코미디언 구봉서와 곽규석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의좋은 형제 설화를 녹여냈다. 산업화 속에서 '형과 아우의 우애'라는 설정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광고는 여전히 기억될 정도로 히트를 친다.
농심라면은 출시 1년 만에 회사의 라면 생산 실적을 두 배로 끌어 올렸다.
농심라면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인지도가 오르자 1978년 '농심'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1982년 안성스프전문공장을 설립하면서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 연이은 성공작을 만들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