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전기차 보조금 폐지 우려도… 서학개미도 충격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테슬라가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8% 넘게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직접 “몇 분기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투자자 불안이 확산됐고 테슬라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2% 하락한 305.30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00.41달러까지 떨어지며 300달러 선 붕괴 위기까지 맞았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0% 하락한 상태다.
이번 주가 하락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2분기 실적과 머스크 CEO의 콘퍼런스콜 발언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테슬라의 2분기 총매출은 224억9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2% 줄어든 9억2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166억6100만달러로 16% 감소했고 인도량은 38만4122대로 13% 줄었다. 주당순이익(EPS)은 0.40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인 0.43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머스크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몇 분기 동안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내년부터 전기트럭 세미와 자율주행 전용차 사이버캡의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정책 리스크도 겹쳤다.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 폐지와 배출가스 규제 기준 변경이 테슬라 사업에 미칠 영향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담았고 머스크와는 이 법을 둘러싼 갈등을 벌여왔다.
다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글이 공개된 뒤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의 기업들을 파괴할 생각 없다”며 “그들이 잘돼야 미국이 잘된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부 수장을 맡은 바 있으나 최근에는 관련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거리감을 보였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 금액은 218억6362만달러로 미국 주식 중 가장 많다. 그 뒤는 ▲엔비디아(146억6312만달러) ▲팔란티어(52억9372만달러) ▲애플(42억583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4억2965만달러) 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