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르노코리아가 지난 4월 선보인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는 단순한 친환경차가 아니었다. F1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식한 파워트레인에 쿠페형 SUV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안전사양을 고루 갖춘 이 모델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은 스타일과 성능, 편의성 면에서 모두 고르게 완성도를 높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포티 감성 입힌 쿠페 SUV
시승차는 '에스프리 알핀' 전용 컬러인 새틴 어반 그레이가 적용돼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면에는 F1 머신에서 영감을 받은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장착돼 강렬한 인상을 준다. 측면의 18인치 다이내믹 블랙 투톤 휠과 후면의 리어 스포일러는 고성능 차량의 분위기를 만든다.
실내로 들어서면 프리미엄 마이크로 화이버 시트와 블루 스티치, 스포츠 페달, 한정판 리미티드 넘버 플레이트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F1 기술 이식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의 핵심은 듀얼 모터 기반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36kW 구동 모터와 15kW 보조 모터, 여기에 1.6리터 가솔린 엔진이 조화를 이루며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를 통해 부드럽고 민첩한 변속을 구현한다.
시승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출발 시의 정숙성과 EV 주행모드의 빈도였다. 실제로 도심 주행의 약 75% 이상을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어 거의 전기차에 가까운 감각을 제공한다.
특히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 제동이 작동하는 B 모드는 에너지 회수와 감속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운전 피로도까지 줄여준다. 공인 복합 연비는 17.0km/L(18인치 타이어 기준)로, 시승 중에도 실제 연비는 17km/L 중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핸들링과 승차감,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앞) / 토션빔(뒤) 구성으로 다소 보수적인 셋업이지만 세팅 자체는 단단하고 안정적이다.
고속 주행시에도 차체 흔들림이 적고 코너링에서는 쿠페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답지 않게 노면을 매끄럽게 타고 돌았다. 노면 충격은 최소화하면서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도가 낮은 편이었다. 특히 6방향 전동 조절 시트와 시트 쿠션의 착좌감이 좋았다.

ADAS, 전방위로 탑재된 안전 기술
아르카나는 안전 사양도 챙겼다. 긴급제동 보조(AEBS), 차선 유지 보조(LKA), 차간거리 경보, 운전피로도 경보(DDAW) 등 기본적인 안전 기능에 더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결합된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까지 갖췄다.
여기에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 경보(RCTA),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 등도 더해지며 반자율 주행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했다.

디지털 경험도 ‘프렌치 감성’
센터패시아에는 openR link 9.3인치 내비게이션이 탑재되어 있다. 더불어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OTA 업데이트, SOS 어시스트 콜, 실시간 TMAP 등 현대적인 커넥티비티가 집약되어 있다.
운전석 앞의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내비게이션 정보와 연동되어 주행 중 시선을 거의 이동하지 않아도 필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깊이감과 입체감이 뛰어나며, 앰비언트 라이트와 어우러져 야간 운전 시 감성적인 실내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기에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SUV 본연의 실용성도 충실하게 챙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용량은 480L, 2열 폴딩 시 최대 1263L까지 확장 가능하다. 여기에 186mm의 최저 지상고는 다양한 노면에서의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는 단순한 효율을 넘어서, 스타일과 실용성, 디지털 경험, 그리고 첨단 안전 기술까지 아우른다. 특히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감각으로,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차별화된 존재감을 발휘한다.
전기차가 부담스럽고, 내연기관차의 연비가 고민이라면, 아르카나는 ‘지금 선택해야 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르노 아르카나는 알핀 트림 기준 세제 혜택 반영 시 3401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