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GM, 3만 달러대 전기차 출시로 가격 경쟁력 강화
미드망간, LFP 대비 가격은 같지만 에너지 밀도 65% ↑
IRA·EU 공급망 규제 속 글로벌 보급형 EV 시장 경쟁력 확보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성비 전쟁’이 본격화됐다. 미국 포드와 GM이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한 3만 달러대 전기차 출시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FP는 니켈·코발트가 필요 없는 저렴한 소재 구조로,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35% 저렴하면서도 안전성이 높다. 이 때문에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 CATL, BYD가 글로벌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0일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연방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업체 간 가격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 간 15% 상호 관세 합의로 현대차·기아 등 수입 비중이 큰 완성차 업체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세상에 없던 배터리를 통해 반격에 나선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미드망간(Mid-Manganese)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드망간 배터리는 니켈·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값싼 망간 비율을 45% 이상으로 높여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대비 30~40%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LFP 대비 에너지 밀도는 40~65% 높다. 가격은 LFP와 비슷하지만 주행거리와 안전성은 더 우수하다.
핵심은 상용화 속도다. 이번 기술은 기존 NCM 배터리 생산 라인에서 제조가 가능해 빠르면 내년부터 현대차 전기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EV3, EV4, EV5 등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에 투입하고, 향후 도심항공교통(UAM),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규 사업에도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선양국 한양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최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실렸다. 선 교수는 "미드망간은 기존에 없던 원천 기술로, 기존 NCM 배터리 라인에서 호환이 가능하다"며 "하이니켈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드망간이 중국산 LFP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배터리 공급망을 배제하는 상황에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한국형 저가 배터리'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망간 강화 NCM, 향후 LMFP, 전고체 배터리 등 다층적 전략을 통해 미국·유럽 시장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포드, GM이 LFP로 가격 경쟁에 돌입한 만큼, 현대차는 미드망간을 앞세워 성능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게임 체인저를 준비 중"이라며 "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가격 중심의 경쟁은 망간 배터리가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