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대 은행 보이스피싱 악용 계좌 15만개 넘어
KB국민은행 보이스피싱 정지 계좌 수 최다 기록
금융당국, 피해 배상 입법 추진하며 대응 강화 나서
| 스마트에프엔 = 김효정 기자 | 최근 5년간 국내 6대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된 계좌 수가 15만 개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피해액 일부를 금융회사가 배상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대 은행에서 사기 이용 계좌로 신고돼 지급 정지된 계좌는 총 15만82개였다. 이 수치는 금감원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신청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3만4436개로 가장 많은 계좌를 지급 정지했으며, 농협은행 2만7381개, 우리은행 2만4816개, 신한은행 2만2510개, 하나은행 2만1378개, 기업은행 1만9561개 순이었다. 전체 지급 정지 계좌 수는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도별로는 2020년 2만3381개, 2021년 2만7967개, 2022년 2만8185개였고, 2023년에는 약간 감소한 2만7652개, 올해는 다시 3만2409개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1만488개의 계좌가 정지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지급 정지 계좌 수는 4만 개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에서도 지급 정지 계좌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 5대 지방은행의 지급 정지 계좌 수는 총 9621개였으며, 부산은행이 450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은행 2713개, 전북은행 1108개, 광주은행 1075개, 제주은행 217개였다. 연도별 지급 정지 계좌 수는 2020년 1210개에서 매년 증가해 올해 1분기에는 774개로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지난 5년간 4534개의 지급 정지 계좌를 기록했다. 이는 다른 시중은행보다는 적지만 지방은행보다는 많은 수치다.
박성훈 의원은 "보이스피싱에 악용된 계좌 수만 보면 우리 금융보안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날로 지능화되는 범죄 대응을 위해 은행권·수사기관·금융당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사전 차단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