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상 최고가 경신·국채금리 불안정
연준 통화정책에도 차질 우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가능성에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 온스당 3800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가능성에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 온스당 3800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면서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전망이 얽히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 의회는 예산안 합의에 실패해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급격히 커졌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예산 삭감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 표결이 부결될 경우 현지시간 1일부터 정부 기능이 중단된다.

공화당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정책 요구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지만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셧다운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고 맞섰다.

셧다운이 현실화되면 미 노동부는 고용보고서와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중단한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직접적인 차질을 줄 수 있어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국채 시장에서는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앞서 지난달 29일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866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855.20달러로 마감했고 이후 3863.10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3826.8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달러 약세를 금값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말 108.49에서 지난달 25일 98.55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연준이 지난달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금 투자 매력을 더욱 높였다. JP모건은 과거 7차례 금리 인하 사이클 중 6차례에서 금 가격이 평균 7.2%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도 상승세를 거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금 ETF 보유량은 3691톤으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 위험을 피하려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적극 매입했으며 특히 중국은 10개월 연속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국제 투자은행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미 국채 자금의 일부가 이탈하며 금값이 최대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BS와 도이치뱅크도 내년과 2026년 각각 3800달러와 4000달러 전망치를 제시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금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집중되고 있어 약세 전망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낙관적 기대가 지나치게 쏠릴 경우 시장 과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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