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익률 25.8% 급등
美 증시 강세에 기술주 집중투자 성과
공모·사모 투자위원회 이원화로 전문성 강화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 미국 증시 강세에 힘입어 단 3개월 만에 18조7000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1200조원이 넘는 거대 기금 운용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대규모 개편도 추진한다.
6일 국민연금공단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9월 말 기준 미국 상장사 552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6월 말보다 18개 늘어난 수치로 같은 기간 보유 주식수도 6.4% 증가했다.
3개월 동안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평가액은 1158억3000만달러(약 167조원)에서 1287억7000만달러(약 186조원)로 11.2% 늘었다. 미국 증시 상승세와 대형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는 국민연금의 최대 수익 종목으로 꼽혔다. 평가액은 6월 말 73억5210만달러에서 9월 말 92억4574만달러로 25.8%(18억9363만달러) 급증했다. 보유 주식수 역시 4654만주에서 4955만주로 6.5% 늘었다.
애플의 평가액도 28% 증가한 75억6937만달러로 집계됐다. 알파벳(42.3%)과 테슬라(44.2%) 등 주요 기술주의 상승률이 두드러졌으며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램리서치 등 반도체 관련 종목도 최대 52.1%까지 상승했다.
다만 일부 종목에서는 손실이 발생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99.9%), 도미노피자(-42.5%) 등의 평가액이 감소했으나 국민연금은 오히려 보유 주식수를 늘려 저가 매수 전략을 취했다. 넷플릭스, 세일즈포스, 코스트코, 스타벅스, 코인베이스 등에서도 소폭의 매수 확대가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3분기 신규 투자 대상도 늘렸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에어라인홀딩스, 리비안,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신규 편입 종목이 포함됐으며 뉴스코프와 폭스코프의 보통주와 우선주도 새로 매수했다. 록히드마틴, RTX, L3해리스 등 방위산업체의 보유 비중 역시 증가해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상위 비중은 엔비디아(7.2%)가 1위로 애플(5.9%), 마이크로소프트(5.7%), 아마존닷컴(3.2%), 메타플랫폼(2.5%)이 뒤를 잇는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기금 운용 체계 전반의 효율화를 위한 대대적 개편에 착수했다. 국민연금공단은 1269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금을 보다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단일 투자위원회를 공모 자산 투자위원회와 사모 자산 투자위원회로 분리하기로 했다.
공모 자산 투자위원회는 주식과 채권 등 단기 변동성이 큰 자산을 신속하게 관리하고 사모 자산 투자위원회는 부동산, 인프라, 비상장 기업 등 장기 대체투자 분야를 집중 분석한다. 이는 캐나다연금(CPP)과 노르웨이국부펀드(GPFG) 등 세계 주요 연기금의 운영 체계와 유사한 구조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원화 체계 도입과 함께 기금 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한 컨설팅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연말부터 전문기관의 검토를 통해 포트폴리오 구성과 장기 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중장기 개선 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