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첨단 칩은 미국만 가져야” 맞불
美中 기술 패권전 새 불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중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미국을 앞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종 규제와 에너지 비용 측면에서 중국이 더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AI의 미래 서밋’에서 황 CEO는 “중국이 AI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는 냉소주의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내 각 주가 개별적으로 AI 규제를 추진하면서 최대 50개의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낙관론”이라고 말했다.

황 CEO의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을 반대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첨단 반도체는 미국만 가질 수 있다”며 “중국에는 절대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반면 “중국에서는 전기가 사실상 무료”라고 말하며,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전력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을 확대하면서 현지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국산 AI 칩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들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기술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또한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중국 반도체 사용 시 발생하는 전력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그간 “미국의 최신 AI 모델이 중국의 기술을 크게 앞서지 않는다”며 “미국이 자국 칩의 대중 수출을 허용해야 세계 AI 산업이 미국 기술에 계속 의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황 CEO가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엔비디아의 신형 AI 반도체 ‘블랙웰(Blackwell)’의 중국 수출 허용을 요청했으나 참모진 반대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블랙웰 등 첨단 AI 반도체의 수출을 내수용으로만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미국 당국은 첨단 칩이 중국의 AI 역량을 강화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황 CEO의 발언은 미국이 AI 규제와 기술 통제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이 정부 주도형 투자와 전력 보조금으로 AI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전력·정책이 결합된 생태계에 달려 있다”며 미중 간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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