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초과율 9.3%~59.5%···은행권 대출 접수 ‘걸쇠’

| 스마트에프엔 = 최준 기자 | 4대 은행 가계대출 셧다운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각 은행들이 올해 설정한 총량 목표가 초과하면서부터다. 일각에선 연말 가계대출 창구가 사실상 조기 마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은행권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은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총 7조8953억원 늘었다. 이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증가 목표치 5조9493억원 대비 무려 32.7% 초과한 수치다.
금융당국은 앞서 6·27 대책에서 은행권에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은행권은 이를 반영해 목표치를 수정했으나, 치솟는 증가세를 잡지 못했다.
은행별로 보면 네 곳 모두 개별 총량 목표를 넘겼다. 초과율은 적게는 9.3%, 많게는 59.5%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0·15 대책 이전의 주택 거래가 순차적으로 실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집행되고 있고, 글로벌 증시 강세에 따른 신용대출 수요도 만만치 않다"며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부터 막고 있다. 연내 남은 기간만큼은 대출 속도를 늦추겠다는 계산이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지난 22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먼저 막았다. 24일부터는 대면 창구도 닫았다. 하나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한다.
이같은 소식에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은 벌써부터 한숨만 내쉬는 실정이다. 경기도 김포시에서 마사지숍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 이후 손님 발길이 끊긴지 한참 됐다. 여전히 대출받아 버티는 실정인데, 대출길이 막힌다고 하니 벌써부터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B씨는 "경기가 좋지 않아도, 주 단골손님이 많아 대출을 받지 않고 버텨왔다"면서도 "이제 곧 자식 결혼이 코앞이라 대출이 필요한 시기가 왔는데, 여기에 주거래 은행이 포함돼 있어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수요 쏠림 현상이다. 기존 대형 은행권에서 대출이 막힐 경우 타 금융권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언급된 두 은행은 대출부터 막았지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명확한 조치 사항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막힌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셧다운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진 해당 사항이 없다"면서도 "다만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고려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