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지난해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악화에 실적 반토막
수익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 연초부터 평년 대비 높은 수준…실적 개선 여지 충분
각 정유사들은 OPEC(석유수출국기구)가입 국가들과 비(非)OPEC 주요 산규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원유 추가 감산에 합의한 것에 따라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 실적에 대비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정제마진도 중국의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77조2885억원, 영업이익 1조90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98%, 51.4%씩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석유사업은 지난해 매출액 47조5506억원, 영업이익 8109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매출액은 9.57%, 영업이익은 76.08%씩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에 대해 "정제마진의 약세,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48조6075억원, 영업이익 1조68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 58.0%씩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유가 하락에 대한 영향이 컸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제품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정유 4사 공통으로 실적이 약세를 보인 것은 정제마진의 영향이 크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에서 가격에서 원재료와 그외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통상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분기 7.7달러(배럴당) ▲2분기 0.9달러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 수준으로 등락을 오고갔다.
2022년 실적은 호실적으로 정치권의 횡재세 저격까지 받았던 정유4사였지만, 지난해 실적은 암울한 지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올해 초부터 강세를 상승곡선을 그리는 정제마진과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추가 감산 합의에 따라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5.3달러를 기록 중이다. 평년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실적의 첫 단추를 안정적으로 끼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오르고 있는 이유다. 올해 정제마진은 배럴당 11.9 달러로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7.7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OPEC 가입 국가들과 OPEC플러스 가입 국가들이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제마진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변수로 작용될 부분은 중동지역의 정황이다. 교역 항로의 중요 지역인 홍해와 호르무즈해협에서 군사작전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해당 지역은 예멘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을 공격하면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만일 이와 같은 상황이 올해도 전개된다면 국내로 들여오는 중동산 원유들은 대부분 우회해서 들여오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이에 운송비와 관련해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각 정유사들은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신규 설비 증설이 제한적인 가운데, 제품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윤활유 사업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정제마진도 올해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 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