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실적개선 기정사실화...정제마진 상승
기름값 부담 속 횡재세 논란 불거질까 우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의 지난주 평균 가격이 전주 대비 3.5달러 상승한 배럴당 90.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10개월만이다. 연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한동안 유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유업계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은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가격에서 원유가와 정제 등 제품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마진이다. 상반기에 2달러 선에 머무르던 정제마진은 유가 상승에 따라 2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이라 할수 있는 정제마진은 5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원가의 3배를 이익으로 남길 수 있게 된다.
이에 더해 달러 환율도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등 원유 구입 비용이 낮아 정유사는 실적 개선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실적개선에 따른 수혜 기대와 달리 중장기적인 전망은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 실적 개선은 확실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품 수요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에는 원유 구입에 비용적인 부담이 수반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좋아지면서 실적개선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이나 아직 여러가지 불안요소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또한 당장 실적개선이 된다고는 하지만 유가상승으로 다른 산업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좋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기름값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속에서 정유업계가 폭리를 취한다는 시선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진행한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천영길 에너지정책실장은 "석유제품은 국민 생활의 필수재인 만큼 국민경제 안정 차원에서 가격 안정화에 최대한 협조해달라"며 "추석 연휴 기간 전후 국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유업계는 횡재세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거론될까 우려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정유업계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됐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유가상승으로 인해 폭리를 취한다는 시선을 뿌리칠 수 없는 가운데 실적개선이라는 소식만으로 정유업계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