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 투자 규모 전년 대비 39.3% 감소
대한항공-아시아나 대형 인수 건 성사가 유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361곳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인수·합병(M&A)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3일 기준 올해 M&A 투자 규모는 총 8조5808억원으로 전년 14조 1297억원 대비 39.3%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같은 대형 인수 건이 성사되기는 했지만, 대체로 글로벌 시장 불안과 내수 침체 등으로 M&A 투자를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완료된 M&A 건수는 총 50건으로, 전년(87건) 대비 42.5% 급감했다. 2022년 M&A건수가 15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올해 1조원 이상 대형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유일할 정도로 주요 대기업은 M&A투자에 몸을 사렸다. 특히 2022년 15건, 2023년 8건 등 그간 공격적 M&A를 통해 영토를 확장했던 카카오는 올해는 테인스밸리 인수 1건에 그쳤다. 

2022년 7건, 2023년 6건 진행했던 SK와 2022년 6건, 2023년 3건 진행했던 네이버 역시 올해는 눈에 띄는 M&A를 하지 않았다. 

올해 가장 큰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인수하겠다고 공시한 후 4년 만에 기업 결합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지난 11일 신주 인수 대금 잔금 8000억원을 마지막으로 총 1조5000억원을 납입해 지분 63.88%를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은 2020년 매입한 전환사채 3000억원을 포함해 1조 8000억원이다. 

500대 기업 M&A 현황. /사진=CEO스코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과 함께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업체 다이나맥 지분 95.15%를 8207억원에 인수했다. 추후 잔여 지분 취득을 위한 강제매수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E1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운영하는 평택에너지서비스를 종속회사 이원평택에너지를 통해 5943억원에 사들였고, 종속회사 LS네트웍스를 통해 이베스트 투자증권(현 LS증권) 지분 60.98%를 1299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의 경우 LS네트웍스가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했던 사모펀드 청산에 따른 잔여재산 분배 형태여서 별도의 현금 거래대금 지급은 없었다. 

사조대림은 인그리디언코리아(현 사조씨피케이) 지분 100%를 3954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종속회사 사조씨피케이와 사조오양을 통해 푸디스트 지분 99.86%를 2520억원에 매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분 39.38%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코스알엑스 주식 24만9500주를 6321억원에 추가 취득했고, 내년 4월 중 잔여 주식 4만8000주를 1471억원에 인수해 완전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M&A 투자금액 상위 기업. /사진=CEO스코어
이어 ▲미래에셋증권(5867억원) ▲오리온(5485억원) ▲신세계(4700억원) ▲SK 케미칼(3563억원) ▲LIG넥스원(3329억원) ▲유진기업(3199억원) 순으로 M&A 규모가 컸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M&A를 진행한 곳은 LS일렉트릭이었다. LS일렉트릭은 ▲KOC전기(592억원) ▲티라유텍(385억원) ▲한국이엔엠(108억원) ▲씨엑스솔루션(18억원) ▲엘펨스(2억원) 등 총 5곳을 인수했다. 

이어 ▲E1 ▲사조대림 ▲SK케미칼 ▲DB손해보험 ▲LX인터내셔널 ▲티케이태광 등 6곳이 각각 2건의 M&A를 진행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3곳이 올해 1건씩 M&A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취득 얘정일이 미정인 거래를 제외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연내 유상증자 진행 후 취득 일정을 조율 중이며, 우리 금융지주의 동양생명·에이비엘생명보험 인수, 한화시스템-한화오션의 필리조선수 인수 등 굵직한 거래도 대기 중이다. 

한별 기자 star72@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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