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다 많은 원전 활용 필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연중무휴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원전은 에너지안보와 기후변화 저지를 위해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3일 비롤 사무총장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개최한 '한·IEA 공동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청정에너지 확대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은 기상 조건에 크게 좌우되고 지리적 조건 때문에 부국과 빈국이 존재한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원전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공동선언에서 IEA는 한국이 주창한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

CFE이니셔티브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원을 함께 이용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CFE이니셔티브를 주장한 바 있다.

우선 비롤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생산과 전기차 수요도 함께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올해 전 세계 발전 증가량의 85%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의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올해 전 세계 에너지 투자가 처음으로 3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이 중 2조원이 청정에너지에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여년 전에 비해 청정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2배 늘어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환경론자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에는 "세계가 당면한 기후, 에너지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이라는 에너지원을 배제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에너지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원전을 보다 많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원전 기술이 세계적이라 평가한 그는 "한국이 국내에 원전을 건설하지 않는다면 왜 자국에서 하지 않는 것을 수출하려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을 원전 중심으로 수정한 것이 원전 수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IEA는 지난해 발표한 '넷제로 로드맵'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2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IEA는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한 소형 모듈원전(SMR)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제안하기도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이 청정 기술 제조를 강화하려면 리튬, 니켈, 흑연과 같은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라며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받기 위한 투자, 혁신, 재활용 및 국제협력을 포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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