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일 취임식 예정…약 4년 만 백악관 입성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연간 수주액 5조원…"CDMO 역량 증명"
셀트리온·에스티팜·롯데바이오, CDMO 기업 투자 및 사업 확장
미 의회가 자국의 건강·유전체 정보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내놓은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더해져 세계 의약품 공급망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가능성에 대해선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추후 상황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5일(현지시간)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오는 1월20일 진행된다.
이에 발맞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 복제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달 후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약가 인하에 나설 때 예상되는 반사이익을 누리기 위해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의약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인 대중국 강경 기조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국내 업계를 중심으로 바이오 밸류체인(가치사슬) 안에서 트럼프 재집권에 따라, 중국 배제와 자국 내 생산 추세가 뚜렷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취임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제약 기업과 대형 계약…"연간 수주액 5조원 돌파"
이미 CDMO 선두주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 기업들과 대형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면서 2011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주액 5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9월 발표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CDMO 시장 매출은 196억8000만달러(약 27조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으며, 오는 2029년까지 438억5000달러(약 60조원)를 달성해 14.3%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올해 첫 계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시 기준 총 11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11개월 만에 전년도 수주 금액의 1.5배에 달하는 5.3조원의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한 해에만 미국,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초대형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대규모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CDMO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46조원 규모의 계약을 시작으로, 지난 10월에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대 규모 수주 기록을 3개월여 만에 경신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하면 올해만 1조원 규모의 '빅딜'을 총 세 건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제5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18만L의 생산능력을 갖출 5공장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 캠퍼스에 들어설 예정으로, 총 투자비는 1조9801억원이다.

셀트리온 "내년 본격 설비 증설 및 영업활동 나설 것"…CDMO 사업 진출 전략 발표
셀트리온 역시 연내에 100% 자회사로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비 증설 및 영업활동에 나서겠다는 CDMO 사업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27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투자설명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기업에서 CDMO 뿐만 아니라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기업으로도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RDMO는 CDMO에 연구까지 추가한 것이다. 서 회장은 "CRDMO 사업을 위해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전 세계에 연구소를 만들고, 연구인력만 최대 60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8년부터 상용화를 위한 가동이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1만L 당 매출이 최소 1000억원 이상 나오게끔 진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또한, "20만L 이상이 될 때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유리한 3국이 있으면 미국이든 유럽이든 증설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에스티팜 통해 CDMO 사업 확대
동아쏘시오그룹도 원료의약품 CDMO 계열사 '에스티팜'을 통해 '올리고' 핵산 치료제의 원료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글로벌 바이오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저분자화합물 API 공급사로 시작해 2020년부터 메신저리보핵산(mRNA) CDMO로 사업을 확대했다.
누적 수주 규모는 250억원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 기술이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관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이번 바이오코라아 2024에서도 CDMO와 함께 mRNA 등을 적극 홍보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위한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내년 중으로 에스티팜은 이 API에 대한 기술을 이전해 시험 생산으로 발생할 매출이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PI생산에 관한 매출 규모가 꾸준히 성장해 2027년에는 1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제임스 박 신임 대표 영입…"CDMO 핵심 인력 보강 기대"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지난 2일 신임 대표로 제임스박 전 지씨셀 대표를 영입했다.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임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인 독일 머크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 등을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GC녹십자 그룹의 지씨셀 대표로 이동했다가 1년 반 만에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옮겼다.
회사는 제임스박 대표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새 수장을 맡으면서 조직 재편과 함께 CDMO 분야 핵심 인력의 보강과 이동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직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5월 BMS의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으나, 현재까지 발표된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 위탁생산 수주 계약은 없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미국 현지 생산공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초기 롯데그룹의 투자를 등에 업고 BMS로부터 이 생산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80억원)에 인수했다.
종근당 역시 자회사 '경보제약'을 통해 CDMO 사업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프로티움사이언스, 파로스젠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해 CDMO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건 상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