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화학 실적 부진…안정적 유동성 유지 총력
재무 건전성 등 밸류업 전략 설명…유동성 위기 문제 불식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과거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최근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66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중국의 석유화학 공장 대규모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 급락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롯데케미칼은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 특약을 미준수해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 이는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유통 부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1~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3.8% 감소했고, 순이익은 90.7%나 급감했다. 온라인 사업인 롯데온도 누적 적자가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문제 해결을 위해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그룹의 유동성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고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가 6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만큼 담보로 한 은행 보증을 받으면 해당 채권은 은행 대출(채권)의 신용도만큼 신용도가 보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21일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 특약을 미준수해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 사채권자들과 협의를 통해 해당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4136억원 등 올해만 6600억원대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저수익 자산 축소·원가 절감 프로젝트 추진
롯데케미칼은 저수익 자산 매각과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경영난 타개에 집중하고 있다. 여수와 대산 공장을 중심으로 원가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기존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비중을 현재 50%에서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하고, 고수익 제품인 첨단소재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저수익 제품군을 축소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다.
첨단소재 비중을 확대해 고수익 제품인 첨단소재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및 대산공장에서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과도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투자 규모 축소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11조9000억원이었던 투자 집행 금액을 내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5년간 3조4000억원으로 대폭 줄일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 청산을 결정했으며 다른 해외 자회사 지분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여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며 “저수익 자산을 정리하고 고수익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축소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으나 현재의 재무 건전성 개선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며 “투자 규모 감소는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오후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를 열어 호텔롯데, 롯데건설, 롯데쇼핑 등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밝혔다.
호텔롯데는 현재 현금성 자산 1조1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베트남, 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면세점 3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 중인데 점포 효율화를 위해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한다.
롯데건설은 부채를 1조원 감축해 올해 말 부채 비율을 187.7%로 낮출 계획이다. 올해 말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 차입금은 1조9000억원대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우발채무 규모를 올해 3조6600억원에서 내년 2조4700억원대로 줄일 예정이다.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등으로 2조원 이하로 관리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000억원 규모의 보유 토지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9년 자산 재평가 당시 보유 자산 규모가 3조1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커져 부채비율을 102%에서 87%로 낮췄다.
롯데쇼핑의 경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부는 누적 적자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적 개선 움직임을 보여 오는 2026년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롯데지주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계열사 관리 감독 강화 및 경영 개선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중간 배당과 자기주식 소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그룹 신성장 사업인 식품·유통·화학·인프라 등 외에 4대 신성장 사업(CDMO, 전기차 충전 인프라, 이차전지 소재,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