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이달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BYD, 국내 본격 진출…가격 경쟁 심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지난해 대비 줄어들 예정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 전기차 브랜드 저가 공세까지 '삼중고'에 직면했다. 이에 업계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가격 기준은 55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낮아졌다. 전기승용차 최대 보조금은 지난해 650만원에서 올해 580만원으로 70만원 줄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감안해도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아 광명 이보플랜트에서 생산 중인 콤팩트 SUV 전기차 EV3./사진=기아
정부는 전기차 수요와 보급 대수가 늘어나면서 보조금을 서서히 줄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중화를 위한 충분한 충전 인프라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조금 삭감은 시장 성장을 더디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14만6883대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2022년 최고치를 찍고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를 이끌던 사람들의 구매가 둔화됐고,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전기차 화재 우려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이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으로 정체기를 겪고 있는 와중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 여러가지 복합 요소들로 인해 반등 시기도 불분명하다. 업계에서는 캐즘이 더욱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까지 겹쳤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오는 16일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BYD는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보급형부터 고급 모델까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 BYD의 국내 진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BYD의 국내 시장 진출로 전기차 시장 내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 때문이다. 이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이하 LA 오토쇼)에서 아이오닉 9을 공개하고 이니시움을 북미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사진은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아이오닉9./사진=현대차
라인업 강화하는 완성차 업계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신차 출시 및 전기차 라인업 확장을 통해 중국 브랜드에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신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보급형 모델부터 플래그십 전기차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아이오닉9을 출시한다. 아이오닉 9인 현대차의 첫 3열 대형 전기 SUV로, 최대 7명 탑승 가능한 실내공간,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시 500㎞ 이상 주행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는 같은 기간 GV60 부분변경 모델의 상세 사양과 세부 정보를 공개하고 판매할 에정이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대형 전기 SUV EV9의 고성능 모델 'EV9 GT'를 선보일 계획이다. EV9 GT는 160kW급의 전륜 모터와 270kW 급의 후륜 모터로 구성된 듀얼 모터 조합을 통해 최고출력 508마력(ps)의 동력성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또 기아는 올해 준중형 전기 SUV EV5와 준중형 전기 세단 EV4도 출시할 방침이다.

국내 중견차 3사(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도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한국GM은 올해 중형 전기 SUV 쉐보레 이쿼녹스 EV를 출시한다. 한국GM은 지난해 483㎞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국내 인증도 마친 상태다.

르노코리아는 준중형 전기 SUV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 출시를 예고했다.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은 87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WLPT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625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최고출력 160kW(220ps)와 최대토크 30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인 토레스 EVX를 베이스한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국내에 출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상품성을 강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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