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중앙부처·17개 시도에 공문 후 일부 부처 접속 제한
한수원 등 기업·공공기관도 접속 차단
카카오‧네이버‧LG유플러스 등 정보통신 업계도 '금지령'

최근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가 이용자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논란이 일자 외교와 안보, 통상 분야 정부 부처들이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진데 따른 조치로 국가 보안 시설인 원자력발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도 사용 제한 조치를 취했다.
6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방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외부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에서 딥시크 이용을 한시적으로 차단했다. 정부 부처에서 첫 딥시크 금지 조치가 나온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딥시크에 대한 대내외의 기술적 우려가 다수 제기되고 있어 군 업무용 인터넷 PC에 한해 접속 차단을 조치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들의 딥시크 접속 제한 조치는 범정부 차원에서 생성형 AI 사용 과정에서 민감한 업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중앙부처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딥시크와 챗GPT 등 생성형 AI 사용에 유의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생성형 AI에 개인정보 입력을 자제하고, 생성형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무조건 신뢰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중국 딥시크 본사에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절차, 처리 및 보관 방법 등의 확인을 요청하는 질의서를 발송한 바 있다. 딥시크 본사는 아직 개인정보위에 회신하지 않았다.
딥시크는 AI학습과정에서 이용자 기기 정보와 IP,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집해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호주와 일본, 대만, 미국 텍사스주 등은 정부 소유 기기에서의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이탈리아 또한 앱 마켓에서부터 전면 차단했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서도 딥시크 사용을 지양하거나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카카오(035720)는 최근 내부 구성원에게 "사내 업무 목적으로 딥시크 사용을 지양한다"라고 공지했다.
카카오의 딥시크 이용 금지령은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중 첫 번째 사례다. 딥시크가 이용자 기기 정보와 IP,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집해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는 등 보안 때문이다.
네이버(035420)도 사실상 사용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챗GPT 이용이 활성화되던)2023년 당시에 사내 AI 활용 가이드라인이 내려온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내 데이터가 저장될 수 있는 AI 서비스는 사용을 지양하도록 권장한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032640)도 사내망에서 딥시크를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우고,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공지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사내망에서 딥시크를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딥시크의 보안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직원 개인 PC를 이용해서도 딥시크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권고했다.
삼성전자와 SK,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활용 중인 데다 사내 PC에서 허가되지 않은 외부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공공기관들도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국가 가급 보안시설인 원전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일 사내 업무망에 '업무 환경상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한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한수원은 기존에도 원전 관련 보안을 위해 챗GPT를 업무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한전KPS도 딥시크를 포함한 생성형 AI 사용을 업무에서 제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 등장 전부터 생성형 AI 사용 및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내부적으로 마련해 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산 AI 모델에 대한 불신도 큰 상태여서 기업에서 사용을 허락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