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배민이 가게통합 및 울트라콜 종료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 유일한 정액요금제였던 울트라콜의 종료를 두고 업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위 깃발꽂기로 통칭되는 울트라콜 요금제가 업주들의 출혈경쟁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배민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업주가 있는 반면, 그동안 20~40만원 정도만 내고 높은 매출을 올려오던 업주들의 경우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배민 라이더스. (사진=연합뉴스)
배민 라이더스. (사진=연합뉴스)

'울트라콜'은 월 최소 8만원(부가세 별도)을 내면 업주가 원하는 특정 지역의 고객들에게 자신의 가게를 노출시키고(일명 '깃발꽂기'), 음식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광고 상품으로 지난 10여년 간 배민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월 8만 원 정액요금으로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은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깃발을 무제한 꽂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 일부 가게가 넓은 범위 내에 여러 개의 깃발을 꽂아 앱 노출 기회를 독차지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특히 특정 지역 내 밀집된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한 곳에서 과도하게 깃발을 꽂을 경우 다른 가맹점도 따라 꽂지 않으면 주문을 받지 못하게 돼 출혈경쟁을 유도한다는 문제제기가 지속돼 왔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23년과 2024년 국정감사에서 울트라콜이 깃발꽃기 경쟁으로 업체끼리 경쟁을 야기하는 구조라고 지적받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지난해 산자위 국감에서도 해당 문제를 지적하면서 울트라콜 서비스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온라인 외식업주 커뮤니티에서 업주들은 울트라콜 폐지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 업주들은 "주문 수가 많은 매장이다 보니 통합되는 것이 매장 운영부분에서 수고스러움을 덜어줄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 같고 사장 입장에서도 하나만 관리하면 된다는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 "울트라콜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어 오픈리스트만 운영할까 고민하던 차라 폐지가 돼 오히려 좋다" 등 의견을 언급하고 있다.

반면 울트라콜을 잘 활용하고 있던 업주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 업주는 "울트라콜에만 집중해서 가게를 키운 점주 입장에서는 이번 울트라콜 종료 발표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가게 통합으로 평점이 통합된다면 기존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 하는 불편함이 예상된다" 등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대다수 업주들 사이에서 울트라콜 상품이 예전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울트라콜 상품 종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쿠팡이츠가 '자체배달'만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 배달시장은 자체배달이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배달대행사가 업주와 직접 계약해 배달이 진행되는 가게배달 대비 배달시간이 빠른 경우가 많고, 배달 기사 동선 등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요인이다. 더구나 쿠팡이츠, 배민 모두 멤버십을 기반으로 자체배달에 대한 무료배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자체배달 시장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민 가게배달의 대표상품인 울트라콜은 배달시장 체질변화로 인해 4년 전 대비 약 3분 1 수준으로 수요가 줄어들었다.

배민 측은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울트라콜에 대해 10년 간 가격을 동결하면서 사실상 요금을 인하해 왔지만, 이로 인한 서비스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배민 앱 UI/UX를 대폭으로 개편하고 가게 정보와 주문 경로를 단순하게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울트라콜 서비스를 지역별로 순차 종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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