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KG모빌리티(KGM)는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면서 '제대로 된' 가성비 SUV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1.5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과 직병렬 듀얼 모터가 적용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기술을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고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앞서 KGM이 선보였던 '토레스 EVX'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전기 SUV였지만, 타본 사람들은 기대 이상의 상품성에 감탄을 한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토레스 EVX 시승차의 외관은 잘 다듬어진 도심형 SUV 스타일이다. 전면부만 기존 토레스와 살짝 다른 모습인데, 수평형 LED 주간주행등과 전면 범퍼 등에서 '토레스와 비교하면' 매우 고급스러운 모양새다. 측면과 후면부는 토레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장(차체 길이) 4715㎜, 전폭(너비) 1890㎜, 전고(높이) 1735㎜이며, 휠베이스는 2680㎜다. 실제 크기는 토레스와 비슷해 중형SUV의 공간 활용도를 갖추고 있다. 트렁크 용량은 839L, 2열을 접으면 최대 1662L까지 확장돼 경쟁력이 있다. 특히 내연기관인 토레스 플랫폼을 쓰는 차량이기에 최저 지상고가 높아(175mm) 오프로드용 전기차(?)로 쓰기에도 적합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내 또한 12.3인치 계기판과 중앙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로 구성하는 등 토레스, 액티언의 인테리어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조금 과장을 하자면, 눈을 가린채 차 안에 들어와 앉는다면 토레스 및 액티언과 구분을 하지 못할 정도다.

토레스 EVX는 전륜 모터를 장착해서 최고 출력 152.2㎾(207마력), 최대 토크 34.6㎏f·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8.1초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가속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승차감 또한 우수하다. 서스펜션은 너무 단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물렁하지 않게 세팅해 국산 차량을 운전했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자율주행 기능인 어댑티브 컨트롤도 비교적 잘 작동한다. 과속 카메라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 주는 기능도 있어서 고속도로 운전이 한결 수월하다. 스티어링휠에 있는 자율주행 버튼이 현대차나 기아에 비해 다소 불편하게 배치돼 있다는 점은 감점 요소다.

운전석 시트가 딱딱한 편이라 장거리 운행시 허리가 불편한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고속 주행시 풍절음도 귀에 거슬리는 데 이는 차량의 생김새를 감안하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순정 내비게이션인데, UI가 촌스럽고 음성인식 목적지 검색 인식율도 좋지 않다. 분기점에서 녹색, 분홍색 유도선 안내도 반대로 알려주는 경우가 있어 시승 내내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함께 사용해야 했다.
몇가지 단점이 있지만, 토레스 EVX의 장점은 역시 가성비다.
각종 첨단 장비와 충부한 옵션, 준수한 승차감을 제공하면서 4000만원 후반대 가격을 갖춘 것은, BYD(비야디)의 LFP 배터리를 장착했기에 가능한 구성이다. KGM에 따르면 토레스 EVX의 배터리 용량은 73.4고, 완충 시 최대 433㎞(18인치 타이어 기준)를 주행한다. 복합 전비는 5.0㎞/(18인치 타이어 기준)다.
에어콘이나 히터를 틀고 달리면 주행가능 거리가 줄어들지만, 완충 시 최대 433km를 갈 수 있어 여타 전기차 대비 크게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이번 시승에서는 시간 부족으로 장거리 및 오프로드 주행 경험을 해보지는 못했다. 또한 토레스 EVX가 가진 V2L(Vehicle to Load) 기능 체험도, 전기차 충전 등 차량이 가진 특징들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해 수박 겉핥기 수준의 시승기가 된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짧은 시승에도 불구하고 토레스 EVX는 뛰어난 가성비와 부족하지 않은 오프로드 감성, 전기차의 장점을 두루 가지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KGM 차량 답게 차체의 81%에 고장력 강판(340 이상)을 적용했고, 47%에 초고장력 강판(590 이상)을 적용해 운전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 또한 인상적이다. KGM은 토레스 EVX 배터리를 10년·100만㎞ 보증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을 살펴보면 E5 트림이 4750만원, E7 트림이 4960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 초반대로 구입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