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미포가 진수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사진=HD현대
HD현대미포가 진수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사진=HD현대

미국이 중국산 선박과 해운사에 고액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한다.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피하려 중국산 비중을 줄이고 한국산 선박 발주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조선업 재건 기조의 일환으로 중국의 조선업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수수료 부과로 글로벌 해운사들은 중국산 선박 비중을 줄이고 한국에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에탄 운반선 등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선주 에반겔로스 마르나키스의 캐피탈마리타임은 HD현대삼호·HD현대미포와 20척 규모의 계약을 논의 중이다. 계약 규모만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입항 수수료 부과 때문에 한국 업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업계는 수주 감소와 가격 경쟁력 약화 등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조선업체의 벌크선 주문량은 13건으로 199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한국은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를 대미 통상 전략의 지렛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6일 울산 HD현대중공업을 찾아 "양국의 이익을 증진하며 우리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우방국과의 전략적 공급망 재편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 조선소가 미국의 재건 전략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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