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중심 인사제도 계열사별 점진적 도입
포켓몬타운, 2025’ 12개 계열사 참여
계열사 희망퇴직, 매장정리 등 꾸준히 이어져
신동빈 회장, 올초 사장단 회의서 쇄신 강조

지난해 말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 등으로 신임하는 롯데가 체질 개선과 계열사간 협업에 힘쓰고 있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최초로 전 계열사 직무급제 도입을 선언했다. 총 40여 개 직무를 업무 중요성과 대체 가능성, 업무 강도 등을 고려해 레벨1~5로 구분하고 기본급을 차등 지급하는 급여 방식이다. 성과급은 기존처럼 별도 평가로 지급돼 직무급제에 성과급 제도를 더한 형태가 된다. 상반기 내 일부 계열사에서 구체적 실행안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전 계열사에 적용할 방침이다.

롯데가 직무급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노조와 협의가 필요하다. 직무급제는 직원들 사이에서 중요한 업무를 하는 사람과 덜 중요한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그룹 내 직무급제를 이미 도입한 계열사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홍기획, 롯데이노베이트 등 3곳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업무 성과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도 도입"이라고 밝혔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지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지주

롯데 계열사 몸집 줄이기 나서 

롯데 계열사들의 몸집 줄이기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이달초부터 희망 퇴직을 진행 중이다. 45세 이상(1980년생 이전 출생자) 임직원 중 근속 10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근속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기준급여 18개월, 15년 이상은 기준급여 24개월 치를 제공할 방침이다. 여기에 재취업 지원금 1000만원. 대학생 학자금 1명당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0.5% 감소한 4조44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3% 감소한 1571억원이다. 

롯데면세점도 일부 해외 매장을 정리하거나 철수를 검토 하고 있다. 현재 괌 공항점 철수를 검토 중이다. 내년 7월 괌 공항점 계약이 만료되면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다.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의 경우 계약 종료에 따라 지난 2월 영업을 종료했다.

롯데면세점의 몸집 줄이기는 수익선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에서 일본 간사이공항점·긴자점을 비롯해 베트남 다낭공항·나트랑공항·하노이공항점, 호주 다윈공항·브리즈번공항·멜버른공항점,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같은해 12월 나우인명동의 영업을 종료했고,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인 보따리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해 잰걸음 중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2월 ATM 사업을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600억원 이상 규모다.

확보되는 600억원 이상 유동성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 비핵심 사업 매각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 계열사 간 협업으로 경쟁력 강화

계열사간 협업도 눈에 띈다.

최근 세븐일레븐은 롯데마트·롯데슈퍼와 손잡고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1~2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 장보기가 일상화되면서 ‘편장족(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23일부터 롯데마트·슈퍼와 협업해 야채 9종, 과일 6종, 정육 2종 등 신선식품 17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세븐일레븐은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품질 프로젝트 ‘신선을 새롭게’ 상품을 도입한다. 롯데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상품을 직접 선별·포장하고, 과일의 당도와 신선도는 물론 정육도 전문 정형사를 통해 가공한 축산물을 선보인다.

소포장 위주 구성으로 편의점 고객에 맞게 최적화했으며 가격도 기존 대비 5~10% 낮췄다.

사진=롯데GRS
사진=롯데GRS

롯데는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석촌호수 등 잠실 일대에서 '포켓몬타운 2025 위드 롯데'를 개최한다.

포켓몬타운은 지난해부터 그룹 전사적으로 진행하는 콘텐츠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올해는 롯데월드와 롯데GRS, 롯데백화점, 롯데자이언츠 등 12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지난해 포켓몬타운 행사는 10개 계열사가 참가했다. 올해는 2개 계열사가 추가로 참여한다. 작년 행사에서는 400만명이 방문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 /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 . / 사진=롯데지주 

콘텐츠 비즈니스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역점 사업이다. 신 회장은 최근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 유수 콘텐츠 IP 기업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달라”며 “롯데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올해 롯데쇼핑 사내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오프라인 부문 관리와 함께 이커머스 플랫폼 체질 개선을 통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온의 e그로서리(신선식품) 사업부를 롯데마트로 이관하고 이달 초 '롯데마트 제타' 앱을 새롭게 선보였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13조9866억원, 영업이익은 4731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3.9%, 6.9% 감소한 수치다.

그는 올해 초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관계자는 "인구가 감소하고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방안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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