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98% 전망, 외국기관도 1%대 수렴
OECD 37개국 중 하락 속도 7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재성장률)이 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기관에 이어 외국 기관까지 잠재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추면서 경제 전망이 어두운 분위기다.

12일 OECD가 내놓은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8%로 전망했다. 올해(2.02%)보다 0.04%p(포인트) 낮게 잡았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초체력'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번 OECD 전망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잇따른 국내 기관의 1% 잠재성장률 분석과 궤를 같이해서다.
국회 예정처는 지난 3월 발간한 '2025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KDI가 지난 8일 공개한 2025~2030년 잠재성장률은 1.5%였다. 총요소 생산성 하락 등이 반영되면서 2022년 당시 전망(2023~2027년 2.0%)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이 낮게 분석되는 주된 요인으로는 인구 감소에 따른 고령화가 꼽힌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투입, 자본 투입, 총요소생산성 등 3개 요소로 추정되는데 이 중 '노동 투입' 항목에서 감점이 크다는 뜻이다.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여파로 자본 투입도 감소세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총요소 생산성도 정체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017~2026년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낙폭은 1.02%p(3.00→1.98%)다. OECD 37개국 중 7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반면 같은 기간 프랑스(0.92→1.04%), 이탈리아(0.03→1.22%), 스페인(1.03→1.74%) 등은 잠재성장률이 상승했다.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2∼2.4% 수준을 맴돌고 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2년부터 5년째 미국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잠재 성장률의 가파른 하락은 그만큼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