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유통업계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PB(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소비자 지갑 열기에 나섰다. 브랜드 경쟁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품질·저가격 전략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이 가속화되자 가성비 PB제품이 또 다시 떠오르고 있다. 100원으로도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격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오히려 NB(제조사 브랜드) 보다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 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적인 면으로 봤을 때도 PB제품은 소비자는 물론 기업들에게도 효자상품이다. 회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상품을 기획하면 생산만 맡겨 물류비나 수수료 등 유통과정이 대폭 줄어들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하는  고객. / 사진=연합뉴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하는  고객. /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PB브랜드 성공사례는 이마트 대표PB '노브랜드'다. 노브랜드의 경우 마케팅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하고, 상품 핵심 기능에 집중한 PB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노브랜드의 매출은 론칭 첫 해 234억원으로, 2020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후 매년 성장세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1조 3800억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9% 오른 5462억원을 매출은 40.5% 증가한 17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노브랜드 버거 매장 강화 및 신메뉴 출시 등 PB브랜드를 강화해 '본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편의점도 CU의 ‘피빅’, GS25의 ‘유어스’, 세븐일레븐의 ‘세븐셀렉트’ 등 PB브랜드를 내세우며 초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역성장을 나타냈다. 편의점업계 1위를 다퉜던 CU와 GS25도 5% 이상을 기록하던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들의 PB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을 초저가 전략을 강화해 매출 방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CU는 ‘초저가 PB득템 시리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핫바 990원, 맥주 한 캔 1900원, 닭꼬치 2500원 등으로, 현재 편의점 판매 제품 가운데 최저가 수준이다. CU의 초저가 PB득템 시리즈는 출시 4년째 누적 판매량 6000만개를 넘어섰으며 매출 역시 지난해 기준 전년 보다 116% 성장했다.

이제는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이커머스의 급성장에 맞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 오프라인 매장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강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PB제품은 하나의 생존수단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해법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호 관세가 공식화되면서 수입 제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강화하면 내수 시장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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