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뷰티업계에서 ‘소용량’ 열풍이 거세다. 이른바 ‘쁘띠뷰티’로 불리는 소용량 화장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2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작고 가벼운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2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은 기존 정품 용량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인 소용량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비싼 정품을 사기엔 부담스럽고,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고 싶은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이다.
소비자들이 쁘띠뷰티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뷰티 유튜브나 SNS를 통해 많은 제품이 소개되면서, “조금씩 다양하게 써보고 싶다”는 니즈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고가의 스킨케어 라인도 소용량으로 출시되면 체험용으로 구매하기 부담이 적다.
휴대성 또한 큰 장점이다. 소형 파우치나 여행용 가방에 쏙 들어가는 소용량 제품은 외출이나 출장 시 유용하다. 특히 출장이나 여행을 자주 가는 직장인, 대학생들에게 실용적이라는 평이다.
최근에는 가방이나 소지품에 키링(열쇠고리)을 장식하는 등, 모든 사물에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이와 맞물려 액세서리형 소용량 화장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뷰티 역시 이제 패션의 연장선에서 취향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소용량 뷰티 시장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 행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분석한다. ‘작지만 알찬’ 소비를 원하는 MZ세대의 선택이, 뷰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에이블리는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지속되는 ‘쁘띠 뷰티’ 열풍에 소용량 화장품 거래액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월 에이블리 소용량 화장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229%), 주문 수는 약 2.5배(151%) 늘었다. 동기간 1020 쁘띠 뷰티 상품 주문자 수는 2배 이상(121%)의 성장세를 보였다. 다양한 화장품을 보다 자주, 많이 경험하며 트렌드에 앞장서고자 하는 잘파세대가 가격 및 용량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색조부터 베이스 메이크업, 메이크업 도구 등 쁘띠 뷰티 연관 검색 키워드도 다양해졌다. 4월 에이블리 내 검색량 데이터 분석 결과, ‘미니 화장품’ 검색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123%) 증가했다. ‘미니 섀도우’ 검색량은 6배가량(492%), ‘미니 립밤’ 검색량은 3배 이상(208%) 상승했다. ‘미니 파우더’(154%), ‘미니 쿠션’(97%) 등 베이스 메이크업 카테고리는 물론, ‘미니 브러쉬’(81%)와 같은 메이크업 도구 관련 검색량도 늘었다.
무신사 뷰티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3월 1일~4월 29일) ‘키링 립밤’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배 이상 급증했다.
편의점에서도 새로운 생활 뷰티 플랫폼으로의 성장과 입지를 다지기 위해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채널의 핵심 경쟁력인 접근성과 대중성을 앞세워 차별화된 소용량 가성비 화장품을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일상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기초 뷰티 제품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9일 초가성비 ‘무기자차선크림50ml’을 단독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21일 메디필 1회용 스틱형 파우치 선크림 2종(각4입)과 모공리프팅샷세럼(4입)을 선보였다. 이어 세븐일레븐은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업체 한국콜마그룹 계열사 HK.inno.N의 뷰티 브랜드 ‘비원츠’와 손잡고 가성비 기초화장품 4종을 오는 28일 단독 차별화 상품으로 추가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뷰티 카테고리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편의점 채널의 소비 특징을 살린 상품 중심으로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고 일상화되면서 가격 메리트, 구매 편의 및 목적성 등이 중요해 지고 있다. 일상 생활권 인프라 망을 갖춘 편의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으며, 세븐일레븐이 기초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러한 이유다. 실제 세븐일레븐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큰 용량이 가성비 좋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요즘은 다르다”며 “이제는 화장품도 기분 따라, 계절 따라 바꾸는 소비자가 늘면서 작게 사고 자주 바꾸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