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투자금 소진 속도 빨라···신규 조달은 엑스 합병 융자와 별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 기업 xAI가 또 한 번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섰다. 올해 들어 이미 상당한 투자금을 유치했음에도 빠른 속도로 소진돼,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약 43억 달러(한화 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유치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달 계획은 현재 추진 중인 엑스(X·옛 트위터)와 xAI 간의 합병과 별도로 진행된다. 머스크는 이 합병을 위해 별도로 50억 달러의 채권 융자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xAI는 지난해 7월 설립 이후 챗봇 '그록(Grok)'을 개발하며 AI 시장에 뛰어든 후 총 140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올 3월 말 기준 회사에 남은 자금은 4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xAI의 자금 소진 속도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월평균 1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고 있으며, 연간으로는 130억 달러 이상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비용은 대규모 서버 인프라와 고성능 GPU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xAI의 수익성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오픈AI는 올해 약 127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앤스로픽도 상업화를 빠르게 진전시키고 있다. 반면 xAI는 올해 매출이 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내년 목표 역시 20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AI는 장기적으로 경쟁사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칩과 서버를 임대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AI 스타트업들과 달리, xAI는 관련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있으며, 엑스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한편, 기업가치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510억 달러였던 xAI의 기업 가치는 올 1분기 말 기준 80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 역시 AI 인프라 확장과 운영비로 투입될 예정이다. xAI는 현재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를 건설 중이다. 여기에 장착될 GPU는 최대 100만 대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