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면 “농담이야” 문구…자율주행 특성 반영한 장치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진=연합뉴스

자율주행 시대의 시작을 알린 테슬라 로보택시가 운영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요금 지불 화면에 등장한 ‘팁’ 선택창이 사용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이는 실제 결제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 장난 요소로 확인됐다. 그러나 주행 중 반대 차선 진입과 과속 등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자율주행 안전성 논란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25일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s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오스틴에서 시험 운영 중인 테슬라 로보택시는 호출 앱 결제 화면에 ‘1달러’ ‘2달러’ ‘다른 금액’ 등의 팁을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등장한다.

하지만 금액을 고르면 “농담이야”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고슴도치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율주행차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이스터에그로 테슬라 측은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택시 기사에게 팁을 줘야 하는지를 두고 오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식당 종업원과 달리 택시 운전자는 법적으로 팁을 강제할 수 없어 문화적으로도 명확히 자리 잡지 않았다. 데이터 분석 업체 그리드와이즈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실제로 택시 기사에게 팁을 준 비율은 전체 승객의 28%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우버와 리프트 등 주요 호출 플랫폼은 이용자에게 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앱 기능을 조정하고 있다. 리프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운행 종료 후 일정 시간 뒤 “팁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라”는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우버는 주행 전후뿐 아니라 주행 중에도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일부 화면 구성은 ‘운행 품질 평가’보다 ‘팁 선택’이 먼저 보이도록 순서를 조정한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팁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과 대비되는 테슬라의 ‘팁 농담’이 공개되자 SNS를 중심으로 “팁 없는 세상이 다가온다” “우버와 리프트는 이제 끝났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로보택시의 주행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우려도 제기됐다. 테슬라가 초대한 일반 사용자 약 10여 명이 로보택시 시승 후 SNS에 올린 영상에는 차량이 노란색 중앙선을 넘고 반대 차선으로 일시적으로 진입하는 장면이 담겼다.

속도 제한을 넘긴 사례도 다수 포착됐다. 테슬라 투자자인 소여 메리트가 탑승한 차량은 시속 30마일(약 48km) 제한 구간에서 시속 35마일로 주행했고 유튜버 허버트 옹이 탑승한 차량은 시속 35마일 제한 구간에서 시속 39마일로 달렸다.

또 다른 유튜버는 차량이 목적지를 지나친 뒤에도 수 분간 멈추지 않았으며 하차를 시도했지만 차량 내 화면에는 “안전하게 하차해 주세요”라는 문구만 나타났고 실제로는 정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테슬라 로보택시는 모델 Y 차량에 최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 무감독(Unsupervised)’ 버전을 탑재해 운영 중이다. 전체 차량은 20대 미만이며 주간 및 맑은 날씨 조건에서만 운행된다. 조수석에는 테슬라 안전 요원이 탑승하고 요금은 1회당 4.20달러다. 운행 구역은 오스틴 시내 일부 지역으로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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