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테슬라의 ‘모델 S’ 차량 운전석에 앉아 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옆자리에 앉아 웃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테슬라의 ‘모델 S’ 차량 운전석에 앉아 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옆자리에 앉아 웃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테슬라 주가가 폭락했고 관련 기업 전반에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 전반이 정치 리스크에 노출되며 국내 투자자 손실도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 대비 14.3% 급락한 주당 284.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1500억달러, 한화로 204조원 가까이 증발했고 머스크의 지분 가치도 약 200억달러, 27조원 줄었다. 이튿날 3%대 반등에 성공했지만 하락 폭을 모두 회복하지는 못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금액은 약 224억달러, 31조원이었으나 폭락 이후 192억달러, 26조원 수준으로 줄어 4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은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우주 산업과 인공지능 사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머스크는 현지시간 7일 X(구 트위터)에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의 재정 긴축 성과를 지지하는 게시글을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매우 무례한 인물”이라고 비판하며 “대화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 시 정치적 보복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양측의 감정 대립은 더욱 심화됐다.

머스크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듯했지만 이후 정치적 중립을 묻는 투표를 통해 80%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다시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테슬라 불매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번 사태로 머스크의 또 다른 사업인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 기업 xAI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사는 스페이스X와의 우주 운송 계약 대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xAI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50억달러 규모 대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치 리스크로 인해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차량 인도량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예측보다 약 10% 낮춘 수치를 제시하며 소비자 수요 감소를 지적했다. 유럽과 진보 성향 소비자의 이탈에 이어 보수 성향 고객의 불매 움직임까지 겹치며 소비층이 중도 성향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머스크의 개인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며 월가에서는 ‘인물 중심 투자’의 한계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193억달러로 현대차 44조원보다 낮고 순이익도 17%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가총액은 9506억달러로 현대차보다 33배 이상 많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피터 앳워터 파이낸셜 인사이트 대표는 “머스크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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