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장관 후보 지명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관료 출신 전략가, 통상·에너지 전환 중책 맡을까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이자 민간기업에서 전략과 마케팅을 두루 경험한 실무형 전문가로, 그의 지명은 산업과 경제 전반을 꿰뚫는 인재를 통해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관료 출신 전략가, 통상·에너지 전환 중책 맡을까
1968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김 후보자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주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고, 이후 산업관세과, 외화자금과, 종합정책과 등에서 재정정책 실무를 익혔다.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과 세계은행 협조금융 전문가를 지내며 국제적 감각도 갖췄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종합정책과장, 경제분석과장을 비롯해 국고국, 정책조정국, 경제정책국의 핵심 부서를 거치며 정통 정책관료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자본시장부장과 국제경제부장을 맡아 금융정책 경험을 쌓았고, 다시 기재부로 복귀해 김동연 부총리 시절 정책보좌관과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하며 기획과 조정의 중심에서 역할을 수행했다.
2018년 김 후보자는 민간으로 자리를 옮겨 두산그룹 전략 싱크탱크 역할을 하던 DLI 전략지원실 부사장에 부임했고, 이후 두산경영연구소 대표,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부문장(사장)을 역임했다. 당시 외부 출신 인사가 그룹 핵심 계열사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후보자는 원전 수출 전면에 나서며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의 마케팅을 이끌었고, 두산의 글로벌 에너지 사업 확대에 기여했다.
"수출 1조 달러 시대 열겠다" ···실무형 장관 시험대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전략적 통상 대응과 무역구조 혁신을 통해 수출 1조 달러 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반도체, 이차전지, AI 등 첨단기술과 신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해 첨단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아울러 "그린형 산업구조로의 전환, 친환경 에너지 확대, 에너지 안보 강화에 정책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산업과 에너지 정책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산업부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따른 에너지 기능의 일부 이관, 조선·해양플랜트 업무의 해양수산부 이관 등 조직개편이라는 복잡한 현안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정치권 출신인 김 후보자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직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후보자의 최대 강점은 정치적 기반이 없는 대신, 현장 중심의 전문성과 다층적인 정책 경험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통이자 민간기업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인물을 초대 산업부 장관 후보로 낙점한 것은, 국가 경쟁력 회복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실무성과 중심의 인사 철학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